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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0일 공백’ 메운 대법원…‘탈권위’ 가속화 주목
19일 조재연·박정화 대법관 취임

조재연(61·사법연수원 12기)·박정화(52·20기) 신임 대법관이 19일 취임하면서 대법원의 ‘탈권위’ 시발점이 될지 주목된다.

조 대법관과 박 대법관은 이날 취임식을 통해 소수자 보호에 나서겠다는 각오를 밝히고 임기를 시작했다. 이상훈(61·10기), 박병대(60·12기) 전 대법관 퇴임으로 140여일 동안 이어진 업무 공백도 해소됐다. 조 대법관은 변호사 출신, 고려대 출신의 박 대법관은 여성-비서울대 출신이라는 점에서 상징적 의미가 있다. 현재 여성은 박보영(56·16기)·김소영(52·19기)<사진> 대법관이 있다. 3명의 여성 대법관이 함께 재직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50대 남성, 서울대 출신 고위 법관’ 위주의 대법원 구성에 변화가 생기면 권위주의적인 대법원의 사법행정 기류도 상당부분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대법관들은 상고심 판결을 내리는 업무 외에 대법관 회의에서 제정하는 규칙을 통해 주요 사법행정 현안에 대한 정책결정도 내린다.

같은날 김소영 대법관이 사법부 행정업무를 총괄하는 법원행정처장에 임명된 점도 변화를 예고하는 대목이다.

법원행정처장은 대법관 중 비교적 선임자, 행정처 차장이나 기획조정 실장 등을 거친 대법관이 주로 맡지만, 김 대법관은 이러한 경력이 없다. 이 자리에 여성이 발탁된 것도 처음이다. 현재 대법관 구성이 사법연수원 11~14기가 주축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19기 김 대법관의 발탁은 파격으로 받아들여진다. 김창보(58·14기) 법원행정처 차장과는 기수 역전도 벌어졌다. 양 대법원장은 당초 법원행정처 차장 출신의 권순일 대법관(57·14기)도 고려했지만, 대법관 임명일이 빠른 김 대법관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조 대법관과 박 대법관은 진보적 성향의 법조인으로 평가받는다. 문재인 대통령은 올 9월 양 대법원장의 후임자를 임명한다. 내년 1월에도 김용덕(60·12기) 대법관과 박보영 대법관이 임기 만료로 물러나기 때문에 대법원 구성 변화는 급속히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양 대법원장의 후임으로는 전수안(65·8기) 박시환(64·12기) 전 대법관이 유력하게 거론되는데, 어느 쪽이든 법원행정처의 권한 축소 등 대법원의 탈 권위화는 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전국법관대표회의도 24일 경기도 일산 사법연수원에서 두 번째 회의를 열고 고등법원 부장판사 승진제 폐지 등 안건을 논의할 예정이다. 그동안 고등부장 승진제는 일선 판사들이 대법원장의 눈치를 보게 된다는 지적이 이어지면서 ‘사법부 관료화’의 주 원인 중 하나로 지목돼 왔다.

좌영길 기자/jyg9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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