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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文대통령-재계 간담회 안팎] 중견기업 유일 靑초청 받은 ‘갓뚜기’의 힘은?
같은 조에 편성되면 칭찬조? 관심 집중
비정규직 거의 없는 회사로 소비자 호평
납세·사회공헌·제품값 동결 등 상생 모델

식품기업 오뚜기<사진>가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청와대 초청을 받아 그 배경이 눈길을 끈다. 오뚜기는 오는 27∼28일 이틀간 열리는 ‘기업인들의 대화’에 삼성, 현대기아차 등 내로라하는 14대 그룹과 함께 초청대상 리스트에 올랐다. 중견기업으로는 유일하다. 오뚜기의 상생협력, 일자리 창출, 정직한 세금납부, 사회공헌 등 선한 기업철학이 사회 본보기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오는 27~28일 양일간 열리는 문재인 대통령의 기업 간담회는 사실상 ‘오뚜기 간담회’다. 이미 개최 전부터 세간의 관심이 오뚜기에 집중되고 있다. 오뚜기의 상생경영이 크게 회자되면서 청와대로선 간담회 개최 전부터 ‘상생경영 확산’이라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셈이 됐다. 


청와대의 기업인 간담회 발표 이후 오뚜기는 삼성,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보다 더 큰 관심을 받았다. 재계순위로는 50위권 밖인 기업이 15대기업 간담회 참석 명단에 이름을 올리면서다. 청와대 관계자는 “상생협력, 일자리창출에서 모범기업이기 때문에 격려를 하고자 했다”고 초청 배경을 설명했다. 이날 오전 내내 오뚜기는 포털사이트 검색어 1위에 올랐다.

15개 기업이 두 개 그룹으로 나뉘는 과정에서 재계 안팎에선 오뚜기와 같은 그룹에 배정되는 게 소위 ‘칭찬조’가 아니냐는 말까지 돌만큼 오뚜기는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실제 오뚜기는 비정규직이 거의 없는 회사로 알려졌다. 마트 시식 코너에 배치된 직원을 정규직으로 채용하기도 했다. 오뚜기 창업자인 고(故) 함태호 명예회장이 작년 9월 별세한 후 함영준 회장 등 후손들은 증여세ㆍ상속세법에 맞춰 1500억원 가량을 세금으로 내기로 결정하는 등 ‘착한 기업’으로 명성을 쌓아왔다.

또 식품업체가 연이어 라면 값을 인상할 때에도 10년 가까이 라면 값을 동결하는 등 온라인 상에선 ‘갓(God)뚜기’란 별칭까지 얻은 상태다.

오뚜기는 간담회 첫날에 참석한다. 첫날 간담회에서도 자연스레 오뚜기의 상생경영이 화두에 오를 것으로 관측된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투명한 경영승계 등이 오뚜기와 관련된 경제개혁 과제다. 역으로 다른 기업 입장에선 오뚜기의 참석 자체가 일종의 압박이 될 수 있다.

오뚜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월말 기준 전체 직원 3099명 가운데 기간제 근로자는 36명으로, 비정규직 비중이 1.16%에 불과하다. 2015년 사업보고서에서는 전체 직원 3263명 가운데 기간제 근로자는 한 명도 없었다. 오뚜기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경력단절여성을 시간제 주부 사원으로 채용해 비정규직 사원이 생기게 됐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는 이유는 또 있다.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식품값 도미노 인상에도 오뚜기는 라면 가격을 올리지 않았다. 오뚜기는 2008년 100원 인상 이후 10년째 가격을 동결하고 있다.

투명한 세금 납부도 호평 받는다. 오뚜기 함영준 회장은 함태호 명예회장으로부터 지분을 상속받으면서 1500억원대의 상속세금을 5년에 걸쳐 분납하기로 했다.

세금을 줄이기 위한 일부 2ㆍ3세들의 편법 상속 논란이 벌어지는 현실서 귀감이 됐다.

함태호 창업주는 남몰래 어린이와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도운 경영자로 유명하다.

2015년 사회복지법인 밀알복지재단에 개인적으로 300억원대 규모의 주식을 기부했고 1992년부터 한국심장재단과 함께 심장병 어린이 후원을 해왔다. 오뚜기는 2012년 6월부터는 장애인학교와 장애인 재활센터를 운영하는 밀알재단의 ‘굿윌스토어’를 통해 장애인의 자립을 지원하고 있다. 2012년 오뚜기봉사단을 출범해 저소측 계층도 돕고 있다.

김상수·김지윤 기자/summ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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