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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해주지 못해 미안해”…희소병 아기 ‘찰리’ 부모, 연명치료 포기
-美 의사 “실험적 치료법 적용하기도 너무 늦었다” 진단
-찰리 부모 “찰리 같은 아기 위한 재단 준비하겠다“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구해주지 못해 너무 미안해 아가야”

희소병을 갖고 태어난 영국 아기 찰리 가드의 부모가 결국 연명치료를 포기했다.

BBC에 따르면 찰리 가드의 부모인 크리스 가드와 코니 예이츠는 24일(현지시간) 런던 고등법원 앞에서 성명을 내고 실험적 치료법을 적용하기에도 너무 늦었다는 진단에 따라 연명치료를 포기한다고 밝혔다.

[사진=AP연합]

찰리의 아버지 크리스는 “귀엽고, 눈부시고, 순수한 작은 아기가 8월 4일 첫 번째 생일을 맞지 못할 것 같다”며 이같이 전했다.

코니는 “아름다운 우리 아기 찰리를 보내는 것은 지금껏 우리에게 가장 힘든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단지 찰리에게 삶의 기회를 주고 싶었다”면서 “많은 시간이 낭비됐다. 구해주지 못해 너무 미안하다”고 말했다.

찰리의 부모는 찰리에 대해 “완전한 전사”였다며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찰리는 11개월의 삶 동안 많은 사람들의 일생에 거친 것보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과 감동을 줬다”면서 “아름다운 우리 아들이 더없이 사랑스럽고 자랑스럽다”고 덧붙였다.

찰리의 부모는 “우리는 이제 2주도 남지 않은 첫 생일을 맞지 못할 수도 있는 아들과 마지막 소중한 순간들을 함께 보내려 한다”며 찰리와 같은 아기들을 위한 재단 설립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8월 태어난 찰리는 세계에서 16명만 앓고 있는 희귀병 ‘미토콘드리아결핍증후군(MDS)’ 진단을 받고 런던의 한 병원에서 연명치료를 받아왔다.

병원은 찰리의 뇌 손상이 회복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부모에게 연명치료 중단을 권유했으나 부모는 미국 병원에서 실험적 치료를 시도하겠다며 거부했고, 병원이 부모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영국 법원과 유럽인권재판소(ECHR)는 찰리의 고통을 연장할 수 없다며 연명치료 중단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찰리를 살려야 한다는 여론이 더욱 거세지고, 프란치스코 교황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까지 찰리의 연명치료 중단 판결에 반대하고 나서면서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찰리의 치료를 위해 써달라며 전 세계에서 보낸 성금이 130만 파운드(약 19억 원)에 달했다.

여론의 압박에 못이긴 영국 법원은 의료진이 합의한다면 재심을 통해 기존 판결을 번복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고, 미국 컬럼비아대 병원의 신경과 전문의 미치오 히라노 교수는 찰리를 실험적인 ‘뉴클레오사이드 치료법(nucleoside therapy)’으로 치료해 보겠다고 나섰다.

그러나 지난주 찰리를 진찰한 히라노 교수는 실험적 치료를 적용하기에도 너무 늦었다고 진단했고, 이같은 소견을 법원에 전달했다.

찰리의 부모가 연명치료 중단을 결심함에 따라 찰리의 생명은 오래 이어지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런던 고등법원 앞에는 찰리의 연명치료를 계속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시민들이 모여 법원과 병원을 비난하며 오열했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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