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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수한의 리썰웨펀] 환경영향평가는 사드 철회 수순? 형식적 절차?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국방부가 ‘꼼수 환경영향평가’ 논란이 일었던 성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기지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대신, 일반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한다고 28일 밝혔다. 이에 따라 일반 환경영향평가를 하는 정부의 의도에 대한 해석이 분분하다.

일각에서는 일반 환경영향평가는 사드 철회를 위한 수순으로 풀이하고, 또 한 편에서는 사드 배치를 위한 형식적 절차일 뿐이라고 일축한다.

특히 국방부는 ‘사드 최종 배치 여부는 환경영향평가 결과에 달려 있다’고 말하면서도, 환경영향평가 결과가 부정적으로 나올 경우 사드 철회 가능성에 대해서는 부정하고 있어 혼동을 부추기고 있다.


28일 오후 경북 성주군 미군 사드기지 인근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 ‘사드 출입금지’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이날 국방부는 사드 기지에서 진행해온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이외 일반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28일 오후 경북 성주군 미군 사드기지 인근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서 경찰이 근무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앞서 박근혜 정부 당시 국방부는 미군 측에 성주골프장 총 148만㎡ 부지 중에서 32만8799㎡만 공여하고 이를 대상으로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를 해왔다.

이에 대해 문재인 정부 청와대는 지난달 5일 국방부가 사드 부지에 대한 환경영향평가를 회피하려는 정황이 확인됐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경위 파악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당일 춘추관 브리핑에서 “오늘 문재인 대통령 주재 청와대 수석 및 보좌관 회의에서 조국 민정수석은 사드 발사대 추가 반입보고 누락 관련 진상조사 결과를 대통령에게 보고했다”며 “국방부는 그동안 주한미군에 공여된 부지에 사드를 배치하며 환경영향평가법상 전략환경영향평가 내지 환경영향평가 자체를 회피하려 했다는 정황이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윤 수석은 “국방부는 작년 11월25일 작성한 보고서에서 전체 공여부지 70만㎡ 중 1단계 공여부지 면적은 32만7799㎡로 제한하고, 2단계 부지를 공여한다는 계획을 세웠다”며 “1단계 부지를 33만㎡ 미만으로 지정해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만 받게 계획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근혜 정부가 절차가 비교적 간소한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로 일반 환경영향평가를 대체해 사드 배치를 일사천리로 진행하려 한 정황이라는 지적이다.

그는 “문 대통령은 국민적 관심사인 사드 배치가 국민이 모두 수긍할 수 있는 절차적 정당성을 획득하게 하려고 국방부에 법령에 따른 적정한 환경영향평가 절차를 진행하라고 말했다”며 “이와 함께 환경영향평가를 회피하기 위한 시도가 어떤 경위로 이뤄졌으며 누가 지시했는지 추가로 경위를 파악하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28일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대신 일반 환경영향평가를 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일반 환경영향평가 대상 부지는 당초 미군 측에 공여하기로 한 전체부지(70만㎡)로 정해졌고, 환경영향평가 결과에 따라 사드를 배치하기로 했다. 이 결정은 지난달 7일 구성된 범정부 합동 TF를 통해 나왔다.

이와 함께 국방부는 “사드 체계의 최종 배치 여부는 당초 미측에 공여키로 한 성주 기지의 전체부지에 대해 국내법에 따른 일반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한 후 그 결과를 반영하여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방부는 일반 환경영향평가 대상 부지를 60만∼70만㎡ 정도로 추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 측과의 2차 부지 공여 협상에 따라 면적이 다소 달라질 수 있다고 한다.

국방부에 따르면, 일반 환경영향평가는 공청회 등의 절차를 포함해 통상 10∼15개월 걸린다고 한다. 일반 환경영향평가가 빨리 진행된다 해도 내년 5월께 결과가 나오는 셈이다.

1차 공여 부지에 대한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는 마무리돼 지난 24일 환경부에 환경영향평가서가 제출된 상태다. 그러나 일반 환경영향평가를 하기로 결정한 만큼 사드 배치 결정은 늦춰질 전망이다. 


28일 오후 경북 성주 주한미군 사드 기지에 미군의 사드 장비가 놓여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국방부는 곧 환경부와 협의를 거쳐 일반 환경영향평가를 수행할 업체를 선정하는 등 절차에 착수할 방침이다.

국방부는 “지난 정부가 작년 12월부터 진행해온 소규모 환경영향평가에 대해 환경부와 협의하고 기배치된 장비의 임시 운용을 위한 보완 공사, 이에 필요한 연료 공급, 주둔 장병들을 위한 편의시설 공사를 허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1차 공여 부지에 대한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절차가 마무리되면 레이더와 발사대 2기 등 사드 장비 운용을 위한 콘크리트 공사, 도로 공사, 병력이 상주하는 건물 리모델링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

그러나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인군 주민들은 사드 기지 앞에서 연료 공급을 반대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주민들과 대화를 통해 해결 방안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사드 배치를 기정사실화할 것으로 전망되는 사드 기지 연료 공급에 대해 주민들이 반발할 것으로 보여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국방부는 사드 배치 최종 결정은 환경영향평가 결과를 반영해 결정한다면서도 환경영향평가는 형식적 절차에 지나지 않는다는 태도를 보여 논란의 여지를 남기고 있다.

국방부 측은 ’일반 환경영향평가 결과가 부정적으로 나올 경우 사드 배치를 철회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사드 배치에 합의한 한미동맹의 결정에는 추호의 변화도 없다”며 “일반 환경영향평가는 절차적 정당성을 거치는 과정”이라고 답했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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