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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시, 쪽방촌 주민ㆍ노숙인 1000명에 영양제 지원
-2년 협약…이후 특별사유 없다면 매년 지원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서울 동대문쪽방촌에서 홀로 살고 있는 이모(67) 씨는 12살 때부터 가장 역할을 하느라 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한 채 어렵게 살아왔다. 그나마 모은 돈은 빚보증으로 날렸고, 가정마저 잃은 채 지난 2002년 쪽방촌에 와 처음 몇 년간은 밥보다 술을 더 먹었다. 심한 위궤양에 걸려 올 초 위장 일부를 절제한 그는 서울시가 시범 지원한 영양제를 먹으면서 최근 건강을 다시 챙기고 있다. 이 씨는 “영양제 덕분에 몸무게가 2㎏ 늘었다”며 “살면서 내 몸을 처음으로 챙기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서울시는 예비 사회적기업인 ㈜비타민엔젤스와 협약을 맺고 2년 동안 연간 1억원 상당의 영양제를 쪽방촌 주민과 서울역 일대 노숙인 등 1000명에게 공급한다고 3일 밝혔다.

건강이 나쁜 취약계층에게 종합비타민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이번이 첫 실시다. 앞서 지난달까지 두달간 시범운영한 결과 주민 호응이 좋아 확대 시행한다.

지원 대상은 쪽방촌 주민 700명과 서울역 노숙인 300명이다.

영양제는 ㈜비타민엔젤스의 ‘나눔비타민’으로 한 통에 120정(60일분)이 들어있다.

용산구 동자동, 종로구 창신동 등 시내 5대 쪽방촌에 살고 있는 약 3200명 주민 가운데 노약자와 만성질환자를 지원 대상으로 선정했다. 쪽방상담소에 근무하는 간호사가 지원 대상과 상담하며 복용기간, 복용량을 결정한다.

서울역 노숙인에 대한 지원은 일대 시가 운영하는 무료급식소 ‘따뜻한 채움터’에서 식사 후 지급하는 방식이다. 중식과 석식 중 1일 1정씩 지급한다.

이번 사업을 후원하는 ㈜비타민엔젤스는 2015년 6월 시가 인증한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설립 당시 목표를 ‘약품 판매수량 만큼 저소득층에게 후원’이라고 정할 만큼 사회적 공헌에 관심을 기울여왔다.

김용복 시 복지본부장은 “쪽방촌 주민, 서울역 노숙인은 대부분 고령으로 만성질환을 갖고 있으며, 음주 등으로 영양상태가 불균형한 상태라 영양제가 많은 도움을 줄 것”이라며 “공유와 나눔을 실천하는 사회적 기업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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