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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용 “朴 승마협 질책하며 메모 읽어…누가 써준 것 읽는 듯해”
-李 “2차독대보다 JTBC 언급하며 화낸 3차 독대 분위기 무거워”

[헤럴드경제=고도예 기자] 이재용(49) 전 삼성전자 부회장이 “박근혜(65) 전 대통령이 독대 당시 삼성의 승마협회 운영을 질책하면서 메모지에 쓰인 내용을 읽었다”고 증언했다. 이 부회장은 박 전 대통령이 누가 써준 내용을 전달하는 것 같았다고 부연했다.

이 부회장은 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김진동) 심리로 열린 자신과 삼성 전ㆍ현직 임원 4명의 공판에서 피고인 신문을 받던 도중 이같이 말했다. 재판부는 전날에 이어 이 부회장에 대한 피고인 신문을 진행했다. 이 부회장은 그룹 경영권을 넘겨받는 과정에서 박 전 대통령의 도움을 바라고 측인 최순실(61) 씨와 미르ㆍK스포츠재단 등에 433억 원을 뇌물로 건넨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이날 변호인단은“박 전 대통령에게 지난 2015년 7월 25일 면담 때는 승마협회 때문에 질책을 받았고 지난해 2월 면담때도 JTBC 문제로 경고를 받았는데 어느 날이 분위기가 더 무거웠냐”고 물었다.

그러자 이 부회장은 “비교가 안되게 2월 달 면담 분위기가 무거웠다”고 답했다. 이어 (승마협회 관련 질책할 때는) 박 전 대통령이 기억을 못하고 메모지를 보면서 말했다”며 누가 써줬는지 얘기해준 내용인지 전달하는 방식이라고 느꼈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5년 7월 25일 이 부회장과 삼청동 ‘안가’에서 독대하며 “도대체 지금까지 무엇을 한 것이냐. 삼성이 한화보다 못하다. 승마 유망주를 해외 전지훈련도 보내고 좋은 말도 사주어야 하는데 삼성이 그걸 안하고 있다. 삼성에서 파견된 승마협회 부회장 이영국은 사업을 추진할 생각이 없고, 총무이사 권오택은 지방색이 있어 문제가 많으니 김재열 제일기획 사장 직계 직원들로 교체하고 적극 지원하라”라고 질책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부회장은 전날 피고인 신문을 받으면서 “박 전 대통령이 지난해 2월 면담을 하면서 JTBC를 이적단체로 표현하며 화를 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전날 법정에서도 박 전 대통령과의 세 차례 독대 과정을 털어놨다. 박 전 대통령과 세 번 독대하면서 그룹 경영권 승계나 현안 관련한 대화를 한적은 없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그는 “독대 당시 삼성그룹 현안과 관련해 이야기를 나눈 적 있느냐”는 특검의 질문에 “제가 말씀드린 건 없는 것으로 기억된다”고 했다. 다른 기업들과 달리 그룹 현안에 관한 자료를 미리 준비하지도 않았다고 덧붙였다.

반면 특검팀은 세 번에 걸친 이 부회장과 박 전 대통령의 단독면담을 ‘청탁의 장’으로 보고 있다. 이 부회장은 경영권 승계와 관련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삼성생명의 금융지주회사 전환’을 도와달라고 청탁했고, 박 전 대통령은 대가로 최 씨 딸 정유라 씨의 승마 지원과 재단 지원등을 요구했다는 논리다.

특검팀은 두 번째 단독면담(2015년 7월25일) 당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대한 청탁이 오갔다고 봤다. 면담을 대비해 작성된 대통령 말씀자료에 ‘엘리엇 사태에서 드러났듯 헤지펀드 위협에 취약하다. 정부 임기 내 승계 문제가 해결되길 희망한다’고 적힌 점, 면담 이틀 뒤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 수첩에 ‘삼성과 엘리엇 대책 지속적으로 강구’라고 적힌 점이 근거가 됐다.

그러나 이 부회장은 “박 전 대통령이 이같은 말을 한 적이 없다”며 “그날 제가 부탁을 할 분위기도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3차 단독면담(2016년 2월15일)에서도 삼성생명의 금융지주회사 전환과 관련한 논의가 없었다고 진술했다. 독대 당일자 안 전 수석의 수첩에는 ‘금융지주회사’ ‘글로벌 금융’ ‘은산분리’라고 적혀있었지만, 이 부회장은 “면담장소에는 제가 있었다. 저런 얘기는 없었다”며 단호하게 부인했다.

이 부회장은 독대 당시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미르ㆍK스포츠 재단 지원이나 정유라 씨의 승마지원 관련해 들은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yea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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