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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후변화란 말 쓰지마”…트럼프發 기후용어 블랙리스트
농무부 직원들 용어 사용 검열
“극단적 기후로 대체” 지시 하달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 탈퇴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기후 변화’란 용어의 사용까지 검열한 것으로 드러났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7일(현지시간) 미국 농무부 직원들이 업무 중 “기후 변화(climate change)”란 용어를 사용하지 말고 “극단적 기후(weather extremes)” 등의 용어로 대체할 것을 지시받았다고 보도했다.

가디언은 미 농무부 산하 미국자연자원보호청(NRCS)의 직원 이메일을 입수한 결과, 트럼프 정부가 기후 변화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연방 공무원들이 사용하는 언어에 현저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NRCS의 토질 책임자 비앙카 뫼비우스 클루네는 지난 2월 16일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직원들에게 새로운 언어가 주어졌다”면서 “피해야 할(avoid)” 용어와 이를 “대체할(replace)” 용어의 목록을 제시했다.

해당 이메일은 “기후 변화”를 피해야 할 용어 목록에 포함하고 “극단적 기후”로 대체하도록 권고했다. 또 “기후 변화 적응(climate change adaption)” 대신 “극단적 기후에 대한 탄력성(resilience to weather extremes)”을 사용할 것을 요구했다.

인류가 야기한 기후 변화의 주요 원인인 온실가스도 타깃이 됐다. “온실가스 감축(reduce greenhouse gases)”이란 용어는 블랙리스트에 오르고 “토양 유기물 생성, 영양소 사용 효율 증가(build soil organic matter, increase nutrient use efficiency)”로 대체하도록 했다.

또한 앞서 지미 브램블렛 NRCS 프로그램 부국장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후인 1월 24일 고위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이전 정부의 우선순위 중 하나가 신임 정부의 우선순위와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이 분명해졌다. 그 우선순위는 기후 변화다”라며 “직원들을 방문해 행정부 내에서 이러한 관점의 변화가 있음을 알게 하라”고 지시했다.

이같은 지시에 직원들은 혼란스러워했다. 농무부 직원 팀 하프너는 2월 16일 브램블렛 부국장에게 이메일을 보내 “‘기후 변화’ 대신 사용해야 할 정확한 용어를 알고 싶다”고 질문했다.

김현경 기자/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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