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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조비리ㆍ100억대 횡령’ 정운호, 항소심서 징역 3년 6개월로 감형

‘100억 횡령ㆍ법조비리’ 정운호, 항소심서 징역 3년 6개월로 감형

 
[헤럴드경제=고도예 기자] 지난해 ‘법조비리’ 파문을 일으켰던 정운호(52)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가 항소심에서 원심보다 가벼운 형을 선고받았다. 정 전 대표는 현직 부장판사와 검찰 수사관에게 뇌물을 건네고 회삿돈 108억 원을 빼돌린 혐의로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 김인겸)는 18일 뇌물공여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혐의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진 정 전 대표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날 정 전 대표가 김수천 전 인천지법 부장판사에게 1억 5000만 원 상당 금품을 건넨 혐의를 무죄로 판단하고 원심보다 가벼운 형을 내렸다. 


원심은 정 전 대표가 네이처리퍼블릭 제품과 유사한 ‘가짜 수딩젤’을 만들어 판 업자들을 엄벌해달라고 청탁하며 김 전 부장판사에게 1억 5000만 원 상당 뇌물을 건넸다고 봤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김 전 부장판사가 담당한 사건과 관련해 뇌물을 건넸다는 증거가 부족하다”며 원심 판단을 뒤집었다. 

서울고법은 지난달 6일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기소된 김 전 부장판사의 재판에서도 ”금품이 전달되던 시기에 김 전 부장판사가 ‘수딩젤 사건’을 맡을지 불분명했다”며 정 전 대표가 건넨 금품을 뇌물로 인정하지 않았다.

정 전 대표의 배임 혐의는 원심과 마찬가지로 유죄로 인정됐다. 

정 전 대표는 계열사 법인자금 35억 원을 한 호텔에 빌려주고 돌려받지 못하자 호텔 2개층 전세권을 개인 명의로 넘겨받은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를 받았다. 그러나 재판부는 “호텔 2개층의 전세권을 35억 원 상당이라고 단정지을 수 없다”며 원심이 인정한 특경법 배임 혐의 대신 형법상 업무상 배임죄를 적용했다. 특경법 배임 혐의를 적용하면 최소 3년에서 최대 30년의 징역형이 선고될 수 있지만, 형법상 업무상 배임죄로 바꿔 적용하면 최소 1개월에서 최대 10년의 징역형이 내려질 수 있다.

정 전 대표는 선고 직전인 지난 16일 돌연 입장을 바꿔 일부 혐의를 인정했지만, 재판부는 “이전까지의 행태에 비춰볼 때 진정한 반성에서 비롯한 것인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며 의구심을 표했다. 이어 “회사와 개인을 구별하지 못한 채 법인 자금을 개인 돈처럼 함부로 유용했고, 법을 경시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으며 돈이면 모든 걸 해결할 수 있다는 그릇된 행태를 보이기도 했다”며 “엄정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정 전 대표가 자신이 고소한 사건을 청탁하며 검찰수사관에게 2억 5500만원을 준 혐의, 회계장부를 조작해 네이처리퍼블릭과 계열사 SK월드의 회삿돈 108억 원을 빼돌린 혐의, 지난 2012년 11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기소된 심모 씨의 재판에서 위증한 혐의는 원심과 마찬가지로 유죄로 인정됐다.

yea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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