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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SJ “美 정부, 한미 FTA보다 나프타 재협상에 초점”
-한미FTA 미국 내 업계별 입장 엇갈려
-전면 재개정보단 일부 조정에 머물 것


[헤럴드경제=조민선 기자]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재협상을 요구하고 있지만 커다란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22일(현지시간)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망했다. 미국 내에서도 한미 FTA의 득실(得失)을 놓고 업계별 판단이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WSJ은 한ㆍ미 통상당국이 한미 FTA 개정 논의에 착수했지만, 현실적으로는 업종별 일부 조항에 대한 손질(tweak)에 머물 것이라고 전했다.

신문은 대체로 미 재계 전반에서 한미 FTA에 대한 불만이 높지 않다고 분석했다. 

김현종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 대표 등 한미 대표단이 22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한미 FTA 공동위원회 특별회기’를 열고 영상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중 한미 FTA로 수혜를 입고 있는 업계는 재개정에 반대하고 있다. 미국의 쇠고기 업계는 FTA가 체결된 이후 한국 시장 점유율을 꾸준히 높였다. 미국축산협회와 북미육류협회, 미국육류수출협회 등 미국 3대 쇠고기 업계 단체장들은 지난달 27일 미 정부에 서한을 보내 “한미 FTA는 한국에서 미국 쇠고기 산업을 확장하는데 이상적 환경을 창출했다”며 현행 FTA 조항을 옹호한다고 밝혔다.

미 상공회의소의 태미 오버비 아시아 담당 부회장도 “FTA가 체결되지 않았다면 미국의 무역적자가 더 늘어났을 것”이라며 FTA 재협상에 부정적 견해를 밝혔다.

반면 미국의 자동차 업계와 철강업계는 FTA 재개정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평소 견해와도 일맥상통한다. 그는 지난해 대선 기간부터 한미 FTA를 ‘끔찍한 거래’라며 미국의 대한 무역적자가 FTA 발효 이전과 비교하면 2배 이상 늘었다고 주장했다.

미 승용차 업계의 경우, 대(對) 한국 수출액이 지난해 16억 달러(약 1조 8000억 원)로 5년 전보다 불과 4억 달러가량 늘어나는 데 그쳤다. 반면 한국의 지난해 대미 승용차 수출액은 160억 달러였다. 미 자동차 업계는 양국 무역에서 상대적으로 미국 자동차 업계의 적자가 훨씬 크다는 불만을 갖고 있다.

미 철강업계도 한국산 철강재의 공급과잉을 문제 삼고 있다. 지난해 포스코, 현대제철 등이 줄줄이 ‘관세 폭탄’을 맞은 것도 이 같은 철강업계의 목소리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축산업계처럼 FTA 재개정에 반대하는 목소리와 자동차, 철강 등 재개정 추진을 요구하는 업계의 입장이 엇갈리면서 한미 FTA 협상은 전면 개정보단 일부 업계의 불만을 조정하는 선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더욱이 미국은 현재 1994년 발효된 북미 자유무역협정(NAFTAㆍ나프타)의 전면 재개정에 힘을 쏟고 있다. WSJ은 “결국 트럼프 행정부로서는 캐나다, 멕시코와의 나프타 재협상에 주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 외 북핵 문제로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이 지속되고 있는 특수한 상황도 한미 FTA의 강경한 전면 재개정을 제한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WSJ은 덧붙였다.

bonj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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