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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면생리대, 쓰고 싶어도 쓸 수 없어요”
‘생리대 불신 공포’ 일파만파
주문 폭주로 배송만 두 달 걸려
업체 “수작업·검수과정 탓 지연”
전화문의 빗발…소비자 ‘발 동동’


직장인 이수정(28) 씨는 생리대 릴리안 부작용 논란이 계속되면서 일회용 생리대에 대한 불신이 생겼다. 오랜 고민 끝에 화학성분이 없다는 면 생리대로 바꾸기로 결심하고 입소문 탄 면 생리대를 주문했지만 며칠이 지나도 제품이 배송되지 않았다. 업체 측에 문의해본 결과 이 씨는 깜짝 놀랄 수 밖에 없었다. 면 생리대 주문이 폭주하면서 제품 배송까지 한 달이 넘게 걸린다는 것이다.

이 씨는 “제품을 주문했는데 아직 출고조차 되지 않았다고 나와 문의를 해보니 주문량이 많아 한 달 넘게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며 “하루 빨리 면 생리대를 사용하고 싶지만 당분간은 어쩔 수 없이 일회용 생리대를 쓸 수 밖에 없을 것 같다”며 불안해했다. 이어 “면 생리대 받을 때까지 일회용 생리대를 쓰느니 대신 아기 기저귀를 사용할까 고민 중”이라고 덧붙였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면 생리대를 구하고 싶어도 구하지 못한다는 불안감이 섞인 불만 글이 쇄도하고 있다. [출처=업체 홈페이지]

생리대 부작용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대안 생리용품으로 떠오른 일부 유명 면 생리대의 주문이 폭주하면서 당장 제품을 구하지 못하는 소비자까지 생겨나고 있다.

25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면 생리대를 구하고 싶어도 구하지 못한다는 불안감이 섞인 불만 글이 쇄도하고 있다.

한 누리꾼은 “제품 주문하고 배송에 한 달이 걸린다는 소식에 주문을 취소할까 생각 중”이라며 “다음날부터 들어오는 주문 건은 추석 이후에 배송된다고 하니 그나마 사정이 나은 것 같기도 하다”며 고민을 드러냈다.

면 생리대 업체들은 갑작스런 주문 폭주에 기분 좋은 비명을 지르면서도 배송 문제 해결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A 업체는 최근 “일회용 생리대 관련 이슈로 인해 주문량이 폭주해 지난 22일 주문 건부터는 추석 이후에 발송될 예정”이라는 공지를 홈페이지에 띄웠다. 당장 면 생리대를 주문해도 약 두 달 후에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업체 측은 “면 생리대가 수작업인데다 디자인 선택과 위생문제로 ‘선주문 후포장’ 방식으로 제작된다”며 “직원들이 일일히 검수를 하고 포장 배송을 하다보니 일일 감당할 수 있는 주문량이 있다”며 배송 지연의 이유를 설명했다.

이와 함께 해당 업체 대표는 “며칠 전부터 전 직원들이 비상근무체제로 야근모드에 돌입하고 시설과 인력충원에 힘쓰고 있다”며 장문의 글로 소비자의 이해를 구하기도 했다.

다른 면 생리대 업체도 비슷한 상황이다. B 업체도 “24일 이후의 주문된 제품 배송은 3주 이상 소요된다”고 미리 공지한 상태다. 전화 상담도 폭주해 게시판 상담을 권유하고 있다.

이 같은 면 생리대의 갑작스런 인기는 생리대 부작용 논란에 따른 소비자의 불안감과 함께 면 생리대에 대한 기존 인식이 바뀌었음을 보여준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많은 소비자들은 면 생리대의 존재를 알면서도 편의성 문제로 크게 선호하지 않았다. 지난 2014년 한국환경교육학회가 여성 1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환경 면 생리대에 대한 인식도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90%가 일회용 생리대를 사용하고 있고 응답자 80%는 친환경 면 생리대의 존재를 알고 있지만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들은 세탁의 불편함과 일회용 생리대에 비해 높은 가격을 그 이유로 꼽았다. 
이현정 기자/re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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