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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용 ‘징역 5년’ 실형]시민들 엇갈린 반응
[헤럴드경제=원호연ㆍ정세희 기자]한국 사회의 정경유착의 현실을 확인했지만 그 죄의 댓가는 너무 적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25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선고결과를 전해들은 시민들은 “징역 5년 형량으로는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지 못한다”며 재판부의 결정을 비판했다.

25일 오후 서울역 인근을 지나는 시민들의 눈과 귀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선고공판 속보에 모아졌다. 지난해와 올해 초까지 전국을 흔든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과 그 과정에서 벌어진 삼성과의 정경유착의 주요 인사에 대한 첫 판결인 만큼 서울역 2층 대합실의 TV 앞에 모인 시민 200여명은 TV 뉴스를 통해 전해지는 판결 소식에 굳은 표정으로 귀를 기울였다. 

재판 소식이 전해지기 전에는 시민들은 이재용 부회장 등 삼성 인사들에 대해 재판부가 엄한 판결을 내리기 바라는 분위기가 강했다. 인천계양구에서 살고 있는 김모(54)씨는 ”당연히 유죄인데 조윤선 전 장관도 풀려난 것 처럼 법조계가 워낙 부패해서 판결을 제대로 내릴지 모르겠다“며 ”정경유착은 엄청난 부패인데 4~5년 선고 나오면 일반인도 뇌물주고 감방가겠다고 할 것“이라며 엄한 처벌이 이뤄져야 사법 정의가 구현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사진설명=25일 오후 진행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선고 결과에 시민들의 관심이 쏟아졌다. 서울역 2층 대합실 TV 앞에 모여 선고 결과를 보는 시민들 정세희 기자/say@heraldcorp.com]

부산에서 온 대학생 정모(26)씨 역시 ”박근혜에게 협박 받아서 어쩔 수 없이 준거라고 하지만 공짜가 어딨냐“며 ”12년 구형량 그대로 적용되도 적다고 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부회장에 대한 유죄 판결이 삼성 등 기업 경영환경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부정적으로 봤다. 대학생 박혜인(24)씨는 언론에서 반기업 정서가 확산된다는데 이런 부정을 그냥 놔두니까 그런 정서가 생기는 것”이라며 “기업이 꺠끗하게 돈 많이 벌면 누가 뭐라고 하지 않는다. 이번에 제대로 바로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후로도 TV에서 눈을 떼지 못하던 시민들은 이후 재판부가 삼성물산 합병과정에서의 뇌물 공여에 대해 이 부회장과 삼성측의 묵시적ㆍ명시적 청탁을 인정지 않았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술렁이기 시작했다. TV앞을 서성이던 남성 2명이 화면을 가리자 고성과 욕설 손가락질이 나오기도 했다.

이후 정유라 승마지원 과정에 대해 뇌물죄와 횡령, 국외재산도피 혐의가 유죄로 인정되자 판결 결과를 끝까지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강해졌다. 용산에 거주하는 60대 남성은 “아무래도 유죄가 인정되는 것 같은데 기업들도 바뀌어야 하고 정부도 구태를 벗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후 이 부회장에 대해 징역 5년을 재판부가 선고하자 생각보다 형량이 너무 적다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가순창(62)씨는 “정경유착을 끊으려면 10년은 떄려야 하는데 너무 적다”며 “이러면 박근혜도 형량이 낮아지는데 숫자 놀음 아니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서울 송파구에 산다는 송모(38) 씨는 “지금 여론이 구형량 절반도 안되는 징역 5년 정도에 동의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다”며 “의혹이 되는 뇌물 규모에 비해 너무 형량이 적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일부 시민들은 “삼성이 돈이 많으니 이렇게 때린거야”라며 고성을 지르는 시민들도 있었다. 경기도 파주의 최모(27) 씨는 “이럴줄 알았다. 항소하면 형량이 더 줄어들 것 아니냐”며 “나라다운 나라를 만든다더니 결국 달라지는 것이 없다”고 했다.

반면 경제를 감안하면 너무하다는 시민도 눈에 띄었다. 대전에서 온 이모(75) 씨는 “주위에서는 경제도 안좋은데 집행유예가 좋지 않냐는 말이 많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복지를 얘기하는데 기업에게 돈 걷어야 하는 상황에서 힘들어지지 않겠냐”고 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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