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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가 6대 은행 임원들, 자사주 던지는 속내는?
-미국 상위 6개 은행 임원 올해 932만주 순매도
-“은행 내부자 주식 매매는 시장에 강력한 신호”
-트럼프 경제정책 낙관론 후퇴 시사

[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 미국 월가 주요은행 임원들이 최근 자사주를 꾸준히 처분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경제정책에 대한 낙관론에 먹구름이 끼고 있음을 시사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27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월가 애널리스트들이 투자자들에게 미국 대형은행주 매수를 권하고 있는 것과 달리, 미국 상위 6개 은행 임원과 이사진은 자사 주식을 매각하는 데 집중해온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사진제공=AP]

JP모건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웰스파고, 씨티그룹,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 6개 은행 내부 인사들은 연초 이후 932만 주를 순매도했다.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당국 규제에 따라 지난 4월 웰스파고 지분을 대거 처분한 것을 제외하더라도, 올해 자사주 1주를 매입할 때 14주를 매각한 셈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FT는 자사주 순매도가 이처럼 오래 이어지는 건 드문 일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만 해도 JP모건, 씨티그룹, BOA 내부에선 매각한 것보다 더 많은 자사주를 사들였다.

은행 내부자의 자사주 거래는 시장에 강력한 신호가 될 수 있다고 FT는 지적했다. 지난해 2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가격이 폭락한 자사주 50만 주를 사들였다. 이후 주가가 크게 반등해 1년에 200억 원 가까운 수익을 내자, 다이먼의 투자는 ‘다이먼 바닥 전략’으로 불릴 정도로 유명해졌다. 당시 은행주 행보는 트럼프 당선으로 인한 미국 증시 상승 ‘트럼프 랠리’의 상징과도 같았다.

하지만 올해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내부 인사의 자사주 매수 건은 집계된 것이 없다.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사라진 결과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대선 당시 내세운 금융규제 완화와 대규모 감세 등은 올초 은행주 강세를 이끌었다. 최근들어 이같은 정책이 좌절되는 듯한 기류는 은행주 상승세를 대선 전으로 되돌려놓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미국 12대 은행을 대상으로 산정되는 KBW 은행지수는 올해 3% 상승하는 데 그쳤다.

로버트 스몰리 UBS 신용분석가는 “은행주가 트럼프 행정부 정책의 성공과 실패를 가늠하는 ‘바로미터’가 됐다”고 말했다.

금융리스크 분석기관 ‘비올라리스크어드바이저스’의 데이비드 헨들러 설립자는 신용카드 연체율이 상승하는 등 미국 소비자들의 신용위험이 커지고 있다며 “대형 은행 임원들의 최근 주식 매각이 현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골드만삭스 트레이딩 매출이 전년 대비 40% 감소하는 등 올해 2분기 연속 부진한 성적을 낸 것을 일례로 언급하면서, “이런 상황에서 누가 테이블에서 칩을 빼지 않을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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