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학교감염병’ 뇌수막염 기승 개강앞둔 대학 기숙사‘비상’
국내 법정감염병인 수막구균성 뇌수막염의 올해 환자가 올해 들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 중 절반 이상이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의 청소년ㆍ대학생 연령층이었다. 이 질환은 집단 생활에서 주로 발병한다. 곧 개학을 앞두고 기숙사 등에서 단체 생활을 해야 하는 대학생, 유학생은 주의해야 한다고 보건당국과 전문의들은 충고한다.

수막구균, 일상 접촉 통해 감염…인구의 10~20% 보유=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 5년간 국내 수막구균성 뇌수막염 환자는 매년 6명(2012년 4명ㆍ2013~2016년 6명) 이하로 발생했다. 그러나 올해에는 지난달까지 벌써 13명이나 환자가 나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4명)보다 무려 3.5배나 증가한 수치다. 때문에 올해는 해당 질환의 발생 추이를 예의 주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수막구균성 뇌수막염은 합병증이 발생하거나 사망할 수 있는 등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는 세균성 뇌수막염의 일종이다. 수막구균이 뇌에 침투해 염증을 일으키는 급성 감염 질환이다.

수막구균성 뇌수막염은 ‘캠퍼스 질환’, ‘학교 감염병’이라고 불릴 정도로, 지역사회, 학교, 군대 등 집단 생활에서 발병 위험이 높다. 실제로 수막구균은 인구의 10~20%가 보유하고 있어, 수막구균 보균자와 입맞춤, 재채기, 기침 같은 일상적 접촉을 허가나 컵이나 식기를 나눠 쓰면 수막구균에 감염돼 질환이 발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학생은 보통 8월 말부터 기숙사 생활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이 시기 대학생은 수막구균 보균 위험이 높다. 대학 신입생을 대상으로 진행한 미국의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입학 1일째 수막구균 보균율이 6%에서 4일째 23.1%로 치솟았다.

10명 중 1명꼴 사망…5명중 1명 후유증 겪어=수막구균성 뇌수막염은 진행 속도가 빠르고 조기 진단이 어려워 치료 시기를 놓치기 쉽다는 데 문제가 있다. 초기 증상이 고열, 두통 등 감기와 유사하지만 24시간 내 사망에 이를 정도로 증상이 빠르게 진행된다. 허중연 충북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처음 나타나는 증상은 감기와 매우 비슷하다”며 “의사조차 뇌수막염을 감기로 진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제때 치료를 받아도 10명 중 1명 꼴로 사망한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병욱 순천향대 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수막구균성 뇌수막염은 증상 후 24시간 이내에 사망하거나 생존해도 5명 중 1명은 사지 절단, 청각 상실, 신경 손상 같은 심각한 후유증이 남는 질환”이라고 했다. 이진수 인하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이 질환이 특히 영유아기에 발병하면 제때 치료가 됐다 하더라도 성장판에 영향을 줘 성장 불균형이나 학습장애 등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에는 수막구균성 질환을 예방하는 4가 수막구균 단백접합백신 2종이 도입돼 있다. 수막구균 백신 별로 접종 연령, 접종 횟수, 효능, 효과, 제형 등에 차이가 있으므로 접종 전 전문의와 상담이 권장된다. 이 교수는 “수막구균성 뇌수막염은 보균자가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나온 침이나 콧물 같은 타액을 통해 전파되므로 개인 위생을 철저히 해야 한다”며 “백신 접종을 통해 사전 예방하는 것이 최상”이라고 강조했다.

신상윤 기자/ ke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