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서울 관악구(구청장 유종필)가 늘어나는 길 고양이 민원을 해결하고, 이들과 공생하기 위해 ‘길고양이 급식소’<사진> 21곳을 마련했다.
구는 1일 “평소 길고양이 문제로 민원이 자주 발생하거나 캣맘들이 길고양이들을 돌봐오던 곳, 지난 상반기에 집중적으로 길고양이를 포획하여 중성화수술을 진행한 지역에 설치했다”고 밝혔다.
급식소는 인헌동, 미성동, 난향동, 대학동, 서울대학교 등에 설치했다. 관악길고양이보호협회와 주민들과 사전 협의했다.
서울대 수의학과 김민기와 안산대 건축디자인학과 윤효진이 만든 프로젝트 팀(NOT FOR SALE)이 재능기부로 디자인을 제공했다.
가로, 세로, 높이 각 45㎝ 크기로 주변 환경과 잘 어울리도록 친환경 나무로 제작했다. 옆면은 ‘관악(Gwanak)’의 영문 첫 글자 ‘G’와, 꽉 쥔 주먹을 형상화했다. ‘반려동물을 감싸주다(손으로 쥐다)’는 의미다. 고양이들이 외부를 등지고 밥을 먹는 일반적인 구조와 달리 시야를 확보하고 편안하게 밥을 먹을 수 있는 형태다.
급식소 운영과 관리는 지역 캣맘이 주축이 된 자원봉사자들이 맡는다.
구는 공공근로를 활용해 급식소 주변에서 방역소독을 하고, 급식소 근처에서 생포한 고양이에게 중성화 수술을 지원해 관내 길고양이 중성화율을 높일 계획이다.
구에 따르면 관악구 길고양이는 약 1만 마리로 추정된다. 소음, 쓰레기봉투 훼손 등 길고양이 관련 생활불편 민원은 지난 상반기에만 400건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종필 구청장은 “길고양이 급식소는 길고양이 문제로 인한 사회적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추진하는 사업”이라며 “관악구는 앞으로도 관악길고양이보호협회 등 시민단체와 손잡고 사람과 동물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환경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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