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패션한류 올카피 ‘中쇼핑몰’…韓 직구족들 피해
디자인·상표이어 후기까지 도용
‘타오바오’ 이용 품질불만 속출
전체 한국제품 이미지 훼손 우려


최근 저렴한 중국 의류 제품을 구입하는 20~30대 ‘중국 직구족’이 늘고 있다. 하지만 한국 인터넷 쇼핑몰 사진으로 무단으로 도용하고 한국 제품인척 홍보하는 사례가 많아 소비자들의 피해 사례가 빈발하고 있다. 국내 소비자들은 저렴한 가격과 비슷해진 유행 탓에 중국 직구에 나서지만 막상 제품을 받아보면 가격만큼 저질인 경우가 많다.

인터넷에 우후죽순 등장하는 중국의 온라인 쇼핑 사이트 ‘타오바오’(淘) 구매후기글을 보고 의류 직구를 결심한 직장인 이모(27) 씨 역시 피해를 입었다. 이 씨는 “한국 사이트에서 봤던 제품을 반값에 팔길래 구매했는데 받아보니 사진하고 다른 원단을 사용했고 박음질도 엉망이었다”며 “다른 판매자보다 비싼 가격에 팔길래 품질이 좋을 줄 알았다. 2주나 걸려서 도착한 재킷이 사진과는 품도 길이도 전혀 달라서 실망했다“고 하소연했다.

이처럼 타오바오에서 ‘한국 스타일’ 의류를 판매하는 현지 판매자 다수는 제품 상세설명 사진에는 한국 사이트에서 도용한 질 좋은 제품을 올려놓고 실제로는 마감이 부실하고 부자재의 퀄리티가 떨어지는 중국산 제품을 판매하는 방식으로 소비자를 기망하고 있다. 상품 디자인, 상품 사진 도용뿐 아니라 한국 사이트에 올라온 상품후기 사진까지 베껴가 가짜 상품평을 남기는 사례까지 넘쳐난다. 

한국 온라인 쇼핑몰(좌) 상품평 사진을 도용한 타오바오(우) 상품평.

중국어 전공자인 직장인 김모(27) 씨는 “중국 직구는 실패하기 쉽다고 해서 상품평에 나온 사진을 꼼꼼히 보고 구입했다. 나는 안 속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한국 사이트에서 상품평 사진까지 베껴서 ‘짝퉁 상품평’을 작성해놨더라”며 혀를 내둘렀다.

이처럼 한국 사이트 사진을 도용하는 타오바오 판매자의 행태에 뿔난 건 국내 소비자만이 아니다. 타오바오 주 사용자인 현지인들 역시 “품질이 (사진과) 왜 이렇게 차이가 나냐”며 항의하는 경우를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사진 도용 업체가 제품을 한국산인 것처럼 둔갑시켜 홍보 효과를 누리고 다른 의류보다 다소 비싼 가격을 책정하는 경우도 많아 품질에 대한 불만은 배가 되고 있다.

또한 판매자 일부는 단순히 한국 스타일이 아닌 ‘한국산’인 것처럼 교묘하게 홍보하고 있다. 타오바오에서 ‘韓國式’(한국 스타일)을 검색하면 나오는 의류들 중 다수가 뜻을 알 수 없는 한글로 된 라벨을 부착하고 있다. 한국인이 이 라벨을 보면 어색한 단어 탓에 쉽게 한국 제품이 아님을 알 수 있지만 한국어를 모르는 중국 현지인들은 착각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이같은 제품들의 품질이 떨어지는 경우, 한국산 의류의 평판 전체가 떨어지는 부작용도 발생한다. 중국 타오바오 구매자들은 서로 사이즈 등 상품정보를 교환하는 데 적극적이고 얼굴이 드러나는 의류 실착용 사진 등을 올리는 데 대한 거부반응도 적어 한 건의 불량 사례가 유발하는 부정적 파급효과도 국내에서보다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사진을 도용당한 한 국내 개인 쇼핑몰 업체 관계자는 “노브랜드 제품이지만 자체적으로 디자인하고 꼼꼼하게 제작한 상품들도 많다. 저렴한 가격을 보고 중국에서 짝퉁을 구입하는 고객이 늘고 있는데, 저희 같은 업체는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지 않겠냐”며 국내에서라도 한국 업체 제품을 사용해달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유진 기자/kacew@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