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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마트폰 딜레마②] 욕설ㆍ성인물ㆍ엽기행동…초등생 ‘금기없는 모바일’
-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콘텐츠에 그대로 노출

- 인내심과 분별력 키우는 교육 필요하지만 쉽지 않아 ‘막막’

- 충분한 대화와 아이와 함께 구체적인 가이드라인 만드는 게 중요


[헤럴드경제=정세희 기자] #. 서울 성동구에 사는 이모(42ㆍ여)씨는 지난달 동영상 내용을 갖고서 싸우는 남매들 때문에 곤욕을 치렀다. 초등학교 4학년 동생이 유튜브에서 여성을 비하하는 동영상을 보고 있는 것을 보고 중학교 2학년 누나가 말리다가 싸움이 벌어진 것이다. 중개에 나선 이씨는 유튜브에서 문제의 동영상을 보고난 뒤 충격에 빠졌다. 각종 욕설은 물론 성희롱 발언 등이 마구 쏟아졌기 때문이다. 이씨는 “심한 욕설도 문제고 성에 대한 왜곡된 인식도 문제인데 어디서부터 바로 잡아줘야 할지 막막했다”고 털어놨다.

최근 스마트폰으로 유튜브나 아프리카TV 등 동영상을 접하는 어린이들이 늘면서 학부모들의 고민도 함께 깊어지고 있다. 어린이들이 음란 동영상은 물론 자극적인 욕설과 각종 유언비어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지만 이를 제재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스마트폰은 아이들 생활에 떼려야 뗄 수 없는 필수 놀잇감이다. 연세대 바른ICT연구소가 4월 발표한 ‘2016년 스마트폰 사용통계 보고서’에 따르면 초등학생의 스마트폰 사용 시간은 하루 평균 3.4시간으로, 만 18세 이상 성인(3.35시간)보다 더 길다. 특히 초등학생들은 스마트폰으로 동영상, 웹툰, 음악 등 엔터테인먼트(40%)를 주로 쓰는 것으로 밝혀졌다. 

<사진>최근 스마트폰으로 유튜브나 아프리카TV 등 동영상을 접하는 어린이들이 늘면서 학부모들의 고민도 함께 깊어지고 있다.


이처럼 스마트폰이 아이들의 장난감으로 자리 잡아가면서 스마트폰을 컨트롤하는 교육은 학부모들 사이에서 중요한 과제가 됐다. 초등학교 3학년 딸아이를 둔 최승훈(38)씨는 “아이가 스마트폰을 필요할 때만 적당히 사용하는 것은 절제력이 필요하고 욕설이나 자극적인 동영상을 접했을 때 잘못됐다는 것을 인식하는 것은 분별력이 요구되기 때문에 복합적인 교육이 필요한 것 같다“며 “하지만 부모로서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먼저 자녀와의 대화를 충분히 할 것을 추천한다.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에선 ‘일방적인 금지 명령은 효과가 없으며 자녀의 입장을 충분히 존중하면서 대화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아이들과 스마트폰 사용 규칙을 함께 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때 사용 규칙은 현실적이고 구체적인게 효과적이다. 학회에선 하루 사용시간과 사용 가능한 시간대에 뿐만 아니라 콘텐츠 종류별로 게임 몇 편, 동영상 몇 편 식으로 정할 것을 권하고 있다. 

[사진제공=123RF]


이은혜 경희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스마트폰에 이미 익숙해진 어린이는 강한 자극에만 뇌가 반응하게 돼 있어 이를 제어하기란 쉽지 않을 것”며 “스마트폰 대신 아이가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콘텐츠를 함께 공유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sa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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