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김상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총회 순방 이틀째(19일, 현지시간)를 맞아 연이어 주요국 정상과의 양자회담을 열었다. 양자회담마다 북핵, 평창 동계올림픽, 유엔 지지 등 각국 특성을 살려 서로 다른 현안에 무게를 두는 외교전도 엿보였다.

문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유엔총회 참석 차 방미한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와 미국 뉴욕에서 첫 정상회담을 가졌다. 영국은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 북핵 문제의 국제 공조에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 

①문재인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오전 뉴욕 유엔 본부 사무국에서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에게 평창 동계올림픽 마스코트인 ‘수호랑’과 ‘반다비’를 선물하고 있다. ②문재인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오후 뉴욕 유엔 본부에 마련된 회의장에서 마키 살 세네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③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후 (현지시간) 뉴욕 유엔 본부에 있는 경제사회이사회 의장실에서 밀로쉬 제만 체코 대통령과 정상회담하고 있다. ④문재인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오후 뉴욕 유엔 본부에 마련된 회의장에서 테레사 메이 영국총리와 정상회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에서 영국이 유엔 안보리 결의 채택 및 이행 과정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보여준 데에 높이 평가했다. 이에 메이 총리는 북핵이 동북아뿐 아니라 전 세계 평화에 큰 위협이란 점을 강조하며 국제사회의 단합을 중시했다.

양국 정상은 향후에도 북핵문제가 평화적 방식으로 조속히 해결되는 데에 긴밀히 협력키로 했다.

이날 한영 정상회담을 통해 문 대통령은 유엔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미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과 모두 첫 양자회담을 마무리했다. 청와대 측은 “향후 북핵문제 대응과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유엔 안보리와의 협조 기반을 구축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양국 정상은 또 한영 자유무역협정(FTA)를 통해 양국 간 교역ㆍ투자가 확대되는 데에 협의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또 오는 평창 동계올림픽에 앤 공주(엘리자베스2세 자녀)가 방한하는 데에 환영 뜻을 밝혔다. 앤 공주는 IOC 위원 자격으로 방한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밀로쉬 제만 체코 대통령과도 양자회담을 열고 평창 동계올림픽 홍보에 특히 주력했다. 문 대통령은 체코가 동계스포츠 강국임을 강조하며 체코의 적극적인 지원과 협력을 당부했다. 또 동계올림픽 기간에 체코 국민이 다수 방한해주길 요청했다. 특히 제만 대통령은 “평창 올림픽에 초청해주면 기꺼이 참여하겠다”고 제안했고, 이에 문 대통령은 “개막식 초청을 보내 공식 초청하겠다”고 화답했다.

제만 대통령은 “평소 대한민국을 ‘사우스코리아’가 아닌 ‘코리아’로 호칭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를 비롯, 한국 많은 투자자들에 대해 깊이 감사한다”고 친근감을 피력했다. 문 대통령은 양국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높이 평가하며 호혜적 협력을 한층 발전시키자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마키 살 세네갈 대통령과도 양자회담을 가졌다. 이 정상회담은 문 대통령 취임 후 아프리카 국가와의 첫 정상회담이다. 문 대통령은 살 대통령에게 양국이 모두 모범적으로 민주주의를 발전시켜 왔다는 걸 강조했다. 세네갈이 한국과 함께 유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으로 활동하면서 국제무대에서 한국 입장을 지지해온 데에 사의를 표했다. 문 대통령은 앞으로도 유엔 무대에서 한반도 정세와 관련 세네갈이 한국 정부 입장을 일관되게 지지해주길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세네갈 공군이 한국산 훈련기를 도입하는 등 양국 간 국방ㆍ방산 분야 협력이 긴밀하게 추진되고 있음을 강조했고, 살 대통령도 향후 방산 협력 관계를 더 강화하길 희망한다고 화답했다. 세네갈은 2016년 한국산 훈련기 4대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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