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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기도 물도 음식도 바닥”…‘마리아’를 원망하는 푸에르토리코
초강력 허리케인 강타 일주일째
160만명 이상 정전상태에서 생활
트럼프 “내주 재해현장 방문할 것”


초강력 허리케인 ‘마리아’가 휩쓸고 간 미국령 푸에르토리코가 물과 식량 부족 등으로 신음하고 있다.

26일(현지시간) 미 CNN 등에 따르면 마리아가 지나간 후 푸에르토리코에서는 340만 주민이 정전과 통신 두절을 겪었다.

허리케인 발생 일주일이 지났지만 여전히 160만 명 이상이 정전 상태에서 생활하고 있다. 전력 인프라 복구에 수 개월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물과 식량 부족까지 겹치면서 주민들은 생존 자체를 위협받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식료품 매장과 레스토랑 대부분이 폐쇄됐다.

이날 슈퍼마켓 체인 이코노(Econo) 63개 매장의 80%가 영업을 재개하고 월마트 48개 매장도 문을 열었지만 전력 부족으로 정상적인 운영은 불가능한 상태다. 부패하기 쉬운 식품들만 진열대에 나와있고 식수는 구할 수 없었다고 한 주민은 토로했다. 

26일(현지시간) 푸에르토리코의 한 여성이 어린 아들을 안고 허리케인 ‘마리아’로 황폐화된 마을을 바라보고 있다. 초강력 허리케인 ‘마리아’가 푸에르토리코를 강타하고 지나간지 1주일이 됐지만 전체 340만 명 가운데 160만명이 여전히 정전 상태에서 지내고 있어 2차 참사가 우려되고 있다. [카노바나스=로이터연합뉴스]

슈퍼마켓 관계자는 “재고품이 없어 언제 다시 문을 닫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의료 지원도 절실하다. 카노바나스 의료센터 측은 CNN에 “외상자가 많지만 고작 2~3일 버틸만한 약품만 남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력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병원 운영 자체가 어려운 형편이다. 산후안의 산호르헤 아동병원 관계자는 “어제는 오전 6시에 디젤이 떨어져 오후 2시까지 8시간 동안 병원에 전기가 공급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향후 물 부족과 위생 문제 등으로 인한 질병 환자도 속출할 것으로 병원 관계자들은 우려했다.

리카르도 로셀로 푸에르토리코 지사는 “더 많은 지원과 물자가 필요하다. 지금 이곳은 인도적 위기 상황이다”고 국제사회에 도움의 손길을 요청했다. 푸에르토리코는 미 의회에도 긴급 지원을 위한 예비비 편성을 요청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추가적인 재난 지원을 실시했다”며, 다음달 3일 재해 현장을 방문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허리케인 ‘하비’와 ‘어마’가 미 본토인 텍사스와 플로리다를 강타했을 때는 기민하게 대응했으나, 최근 미국프로풋볼(NFL) 선수들과 설전에 열을 올리면서 푸에르토리코 상황은 등한시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앞서 푸에르토리코 재난 상황에 대해 언급한 트윗에선 “월가에 수십억 달러 빚도 지고 있다”고 말해 부적절하다는 비판에 휩싸이기도 했다.

이혜미 기자/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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