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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富’도 ‘빚’도 치솟는 中 중산층…“2007년 美 금융위기 연상”
 -작년 중국 가계 금융자산 17.9% 성장, 가계부채도 23% 증가
-“부채 비율은 낮은 편이나 증가속도는 우려할 만”
-최근 중국 부동산 대출시장은 2007년 미 금융위기 직전 상기시켜

[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중국 가계의 금융자산이 지난해 급격히 늘면서, 중산층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시에 부동산시장 과열에 따른 대출 증가 등으로 가계 부채도 급증하고 있다. 중국의 모기지(주택담보대출) 부채 버블이 2007년 미국 금융위기를 상기시킨다는 우려가 나온다.

28일(현지시간) 홍콩 일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독일 보험사 알리안츠가 전 세계 50여개국 가계의 자산과 부채 상황을 분석한 연례 보고서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보고서에 언급된 금융자산에는 현금 및 은행예금, 보험회사 및 연금기관 예치금, 증권 및 기타 채권이 포함된다. 

보안업체 직원이 지키고 있는 유럽 스타일의 베이징 고급 주택가. [사진=게티이미지]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중국 가계의 금융자산은 전년보다 17.9% 성장한 26조444억 달러(약 2만9898조 원)를 기록했다. 54.1% 성장한 아르헨티나에 이어 금융자산 증가 속도에서 세계 2위에 해당하는 성장세다. 보고서는 “중국 가구가 자산운용 포트폴리오를 기존 예금을 넘어, 보다 수익성 있는 자산관리 상품과 증권 등으로 다양화하고 있는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동시에 중국의 가계 부채도 지난해 23.1% 증가했다. 이는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총 부채의 61%에 달하는 규모다.

알리안츠 수석 이코노미스트 마이클 하이츠는 “중국의 가계 부채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45.1%로 비교적 낮은 수준이지만(아시아 평균 가계부채 비율은 50.2%), 2008년의 2배 이상이라는 점에서 그 증가 속도는 우려된다”고 말했다. 글로벌 가계 부채가 지난해 5.5 % 증가하고, 아시아 가계부채가 17%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그 차이가 두드러진다.

상하이재경대학 연구소는 최근 보고서에서 통계에 반영되지 않은 실제 가계 부채는 더 클 것으로 관측했다. 보고서 공동저자인 첸 위앤위앤 이코노미스트는 작년 말 중국의 실질 가계 부채는 GDP의 최소 60%에 달할 것이라며, 가계 부채가 급증하면서 중국의 성장 전망도 악화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 가계에서 부채가 늘고 있는 건 부동산가격이 급등하면서 대출도 증가하고 있는 영향이 크다. 중국 20~30대들 사이에선 집값이 계속 치솟을 것이라는 우려가 번지면서, 큰 빚을 지면서까지 집을 사들이려는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중국 선전(深圳)시 부동산 구매자는 지난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국 최대 부동산중개업체 리엔지아에 따르면, 이곳 부동산 구매자들은 지난해 상반기 평균 370만 위안(약 6억3600만 원)을 썼다. 이에 따른 모기지대출액은 평균 238만 위안(약 4억900만 원)으로, 대출 비중이 64%를 웃돌았다. 대출금을 모두 상환하려면 한 달에 1만600위안(약 182만 원)씩 30년을 갚아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하지만 지난해 선전의 사무직 근로자 평균 월급은 8892위안(약 152만 원)에 불과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중국 부동산 대출 시장이 2007년 미국의 금융위기가 발발하기 직전 상황을 떠올리게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위앤위앤 이코노미스트는 “지금의 추세라면 2020년 중국의 가처분소득 대비 모기지 비율은 미국의 서브프라임 위기 직전과 마찬가지로 최고 수준(127%)에 도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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