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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량 폭발사’ 몰타 기자 아들, “암살당한 것” 주장
[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 몰타의 유명 탐사보도 전문기자가 의문의 사고로 사망한 가운데 유가족이 암살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숨진 다프네 카루아나 갈리치아(53)의 아들 매튜 카루아나 갈리치아는 17일(현지시간) 자신의 페이스북에 “어머니는 법을 무시하려는 사람들을 방해했기 때문에 죽임을 당했다”며 “어머니는 이 같은 일을 하던 유일한 사람이었기에 (암살) 목표물이 됐다”고 말했다.

갈리치아는 지난 16일 자신의 차량을 몰고 집을 나섰다가 차량에 설치된 폭발물이 터지면서 즉사했다. 

의문의 차량 폭발 사고로 사망한 다프네 카루아나 갈리치아 기자 [사진=AP]

그간 갈리치아는 직접 운영하는 블로그에 정치권의 부패 의혹을 폭로해오며 ‘1인 위키리크스’로 불려왔다. 몰타 전체 기성 언론의 독자를 합친 것보다 더 많은 블로그 구독자를 거느리며 지지를 받아왔다.

최근 갈리치아는 조지프 무스카트 총리를 겨냥해 폭로를 이어갔다. 그는 지난 4월 사상 최대 규모의 조세회피처 자료인 ‘파나마 페이퍼스’에 언급된 한 회사의 소유주가 무스카트 총리의 부인이며, 이 회사의 계좌에 아제르바이잔의 권력자 일가로부터 받은 불법 리베이트를 은닉해왔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아들 매튜는 무스카트 총리가 어머니의 죽음에 책임이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죄를 저질러도 처벌받지 않는 풍조를 만연하게 한 것은 바로 몰타 정부”라며 “무스카트는 우선 내각을 사기꾼으로 꾸렸고, 그 다음엔 경찰을, 이어 법원을 사기꾼과 무능력한 자들로 채우면서 몰타를 ‘마피아들의 섬’으로 전락시켰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가기관이 제대로 작동했다면 조사해야 할 암살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고, 나와 내 두 동생들이 어머니를 잃는 일도 없었을 것”이라면서 무스카트 총리의 애도를 위선이라고 꼬집었다.

앞서 무스카트 총리는 이번 사건을 “언론 자유에 대한 야만적 공격”이라고 규정하면서 용의자 색출을 다짐했다.

한편, 갈리치아 기자의 의문사에 몰타 시민은 물론 전 세계가 진상 규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몰타 시민 수천명은 전날 수도 발레타에서 밤샘 촛불 추모 행사를 벌였다. 이날은 진상 규명과 정의를 요구하는 시위를 이어갈 예정이다.

유럽연합(EU), 국제기자연맹(IFJ)을 비롯한 국제사회 역시 갈리치아 기자의 죽음을 애도하며 철저한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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