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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거 참패’ 혼란의 日 야권…민진당 대표 사임, 고이케는 일단 버티기
-마에하라 민진당 대표, 27일 총회에서 사임표명할 듯
-희망의당에서도 고이케 지사 책임론 빗발
-고이케 지사 “책임 느낀다”면서도 대표직 고수


[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 지난 22일 치러진 중의원 총선거 여파로 일본 야권이 술렁이고 있다. 희망의 당은 초반 돌풍이 ‘찻잔 속 태풍’에 그치면서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 겸 당대표의 책임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희망의당에 흡수되는 길을 택했다가 ‘제1야당’ 타이틀을 뺏긴 민진당은 의원들의 이탈 움직임을 대표 사퇴로 일단 봉합할 전망이다.

26일 아사히신문은 마에하라 세이지 민진당 대표가 오는 27일 열릴 민진당 양원 의원총회에서 대표직을 내려놓겠다는 뜻을 밝힐 것으로 관측했다. 아울러 당 전체가 희망의 당에 합류한다는 방침도 철회할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0일 도쿄 기차역 앞에서 유세 중 시민들과 악수하는 코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 [사진=AP]

전날 마에하라 대표는 “(민진당 중의원 의원의) 희망의 당 합류는 어떤 의미에서 도박같은 것이었다”며 “선거 결과가 좋지 않았던 것에 대해 (고이케 지사와) 서로 반성할 수도 있다”며 사임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는 선거 패배로 인해 의원들의 당 이탈 움직임이 일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총선 당시 마에하라 대표가 일부 의원들을 희망의당을 통해 출마시킬 것을 선언하면서, 희망의당 합류 의원을 제외한 의원들은 입헌민주당을 결성하거나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등 갈갈이 찢어졌다. 이에 민진당의 분열이 자민당의 압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민진당 관계자에 따르면 27일 의원총회에서 마에하라 대표는 선거 당시 희망의 당 합류를 결정한 경위 등을 설명할 예정이다. 선거 중반이 지나면서 희망의 당 합류를 제안했을 당시와는 상황이 바뀐 점도 호소할 것으로 보인다. 이후 민진당은 다음주 새로운 대표를 선출하고, 다음달 1일 소집 예정인 특별국회 전까지 집행부를 출범시킨다는 계획이다.

희망의당 내부 사정도 어수선하다. 지난 25일 열린 희망의 당 양원 의원 간담회에선 고이케 지사의 책임론이 빗발쳤다. 선거 패배에 따른 쓴소리가 쏟아지면서 간담회는 3시간20분 가량 이어졌다. 특히 민진당에서 합류한 의원 대다수가 고이케 지사의 사퇴를 강력하게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고이케 지사가 공천과정에서 일부 민진당 출신들을 “배제하겠다”고 했던 발언에 따른 역풍으로 보인다고 마이니치신문은 진단했다.

하지만 고이케 지사는 이날 “당의 대표로서 좋은 결과를 내지 못한 점에서 책임을 느낀다”면서도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은 밝히지 않았다. 마이니치는 고이케 지사가 창당인으로서 “당을 내버렸다”는 비판을 우려하는 동시에, 바통을 이어받을 ‘2인자’가 없다는 사정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반면, 제1야당으로 약진한 신당 ‘입헌민주당’은 기세등등하다. 개헌 등에 부정적인 유권자 지지를 등에 업고 ‘반(反) 아베’ 행보를 강화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나가츠마 아키라 입헌민주당 대표 대행은 25일 도쿄도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승리 요인으로 “하향식 날치기 등으로 민주주의가 위협받는 와중에 주권자를 생각하는 정치를 만들겠다는 메시지가 공감을 낳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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