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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전곡 즐길…모스크바필 ‘3일간의 외출’
-‘클래식에 미치다’ 운영자 안두현 인터뷰
모바일 디지털콘서트홀 이끈 혁신가
사이먼 래틀의 마지막 베를린필
랑랑에서 바뀐 조성진 협연도 포인트
-‘클미’아닌 유튜브 영상이면 어떤가
클래식 즐거움 나눌수 있으면 만족
11월은 주옥같은 공연이 알알이…

“사이먼 래틀의 베를린 필을 만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죠. 게다가 조성진의 협주잖아요? 모스크바필은 차이코프스키 전곡을 들을 수 있습니다. 해외 오케스트라가 교향곡 전곡을 하는 경우는 드물어요. 둘 다 놓치면 두고 두고 아쉬울 공연들입니다”

클래식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아마도 ‘팔로우’ 하고 있을 국내 최대 클래식 페이스북 페이지 ‘클래식에 미치다’(이하 클미)의 운영자, 지휘자 안두현의 프리뷰다. 

낮에는 지휘봉, 밤에는 컴퓨터 앞에 앉는 남자. 국내 최대 클래식 페이스북 페이지인 ‘클래식에 미치다’를 운영하고 있는 지휘자 안두현을 만났다. 어떻게 하면 클래식을 좀 더 많은 사람이 즐길 수 있을까 하는 고민에서 2013년 시작한 페이지는 이제 30만명이 구독하는 ‘플랫폼’으로 발전했다. 그러나 그에게 더 중요한건 지휘자로서의 삶이다. 대중과 접점을 넓히고자 하는 시도는 계속된다. 그에게 11월 해외 유명 오케스트라의 내한공연의 프리뷰를 부탁했다. 박해묵 기자/mook@

헤럴드경제가 올 초 ‘클미’ 운영자임을 밝힌 지휘자 안두현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만났다. 11월 정상급 오케스트라 내한을 앞두고 이를 가장 쉽게 설명해 줄 수 있는 인물이라는 판단에서다. 30만 팔로워를 이끄는 클미 운영자답게, 또한 ‘작지만 실력있는’ 양평 필하모닉의 상임지휘자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두 오케스트라의 특징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베를린필하모닉의 내한공연(11월 19~20일ㆍ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은 지난 2013년이후 4년만이다. 2002년부터 이 악단을 이끈 사이먼래틀은 올해를 마지막으로 키릴 페트렌코 독일 바이에른 슈타츠오퍼(국립 오페라극장) 오케스트라 지휘자에게 그 자리를 넘긴다. 래틀은 2019년 런던심포니오케스트 음악감독을 맡는다. 이번 공연은 그가 베를린필을 이끌고 진행하는 마지막 아시아 투어 일환이다. “사이먼 래틀이 지휘자로 오고 베를린필엔 많은 변화가 있었어요. 그 어느 오케스트라보다 열려있고, 다양한 것을 소화하려고 했죠. 뮤지컬 OST까지 프로그램에 올랐으니까요. 가장 대단한건 베를린 필을 모바일에서 라이브로 볼 수 있는 ‘디지털 콘서트홀’이죠. 21세기에 맞게 변화한 오케스트라라고 할 수 있어요. 이런 사이먼래틀의 현대적이면서도 열린 사고의 오케스트라는 이제 볼 수 없겠죠? 그가 구축한 베를린필 사운드도 직접들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고요”

또한 조성진의 협연도 주요 관람 포인트다. 베를린필 공연을 주최하는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은 앞서 협연자가 중국 스타 피아니스트 랑랑에서 조성진으로 바뀌었다고 공지했다. “베를린필이 한국에서 협주를 한 적이 없습니다. 한국에서 볼 수 있는 첫 협주이자 첫 협연자가 한국인이라는 것, 그것만으로도 내한공연의 가치는 충분하지요”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전곡(6곡)을 사흘간 연주하는 모스크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내한공연(11월22일ㆍ롯데콘서트홀, 23~24일ㆍ예술의전당 콘서트홀)도 클래식팬들의 기대를 받고 있는 공연이다. 차이코프스키 고향인 러시아 본토 사운드를 유리 시모노프의 지휘로 만날 수 있다. “한 작곡가의 교향곡 전체를 연주한다는 건 오케스트라는 물론 지휘자에게도 부담스러운 도전입니다. 교향곡 하나만으로도 그 스토리나 내용이 방대해 보통 프로그램을 짤때는 협주곡, 서곡, 교향곡을 섞는게 일반적이죠. 그런데 6곡 전체를 3일 안에 다 한다는건 그만큼 숙련이 돼 있다는 방증입니다. 지휘자인 유리 시모노프는 차이코프스키에 정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공연을 즐기기위해 무엇보다 중요한건 프로그램의 숙지다. 그날 공연할 곡을 미리 들어보고 가야, 더욱 입체적으로 공연을 즐길 수 있다. 같은 지휘자의 같은 곡이 아니어도 좋다. 곡 해석에 따라 연주가 달라질 수 있음을 체험하는 것도 좋은 경험이다. “전곡을 다 들으면 좋겠지만 꼭 그럴 필요는 없습니다. 귀에 익숙하거나 임팩트 있는 부분을 여러번 듣는 것으로도 충분해요. 사실 클미도 같은 방법이거든요. 긴 교향곡을 한 번에 올리지 않고 2~3분 분량으로 잘라서 올리지요. 그러다 좋아지면 전곡을 찾아서 들을 수도 있구요”

일종의 클래식 큐레이션 서비스를 제공하는 클미는 이처럼 재미있으면서도 클래식의 핵심을 벗어나지 않는 영상으로 30만이 넘는 팔로워를 확보했다. 안두현 지휘자는 “꼭 클미를 들으라는 게 아니예요. 유튜브에서 직접 찾아들어도 좋아요. 클미는 클래식이 좋아서 지휘자의 길을 걷는 제가 어떻게 하면 클래식을 더 많은 사람이 즐길 수 있게 할까 고민하다 시작한 작은 실험이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라며 “올 11월은 정말 주옥같은 공연들이 많으니, 꼭 공연장을 찾으세요”라고 당부했다.

이한빛 기자/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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