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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아소 부총리 “北 덕분에 총선 승리”…野 맹비난
-아소 부총리 “일본해(동해) 유세 때 절실히 느꼈다”
-야당 반발 “트럼프 방일 앞두고 부정적 영향”

[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잇단 실언으로 악명높은 일본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이 자민당의 10.22 중의원 선거 압승에 대해 “북한 덕분”이라고 말해 논란이 되고 있다.

27일 마이니치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아소 부총리는 전날 도쿄 도내에서 열린 자민당 의원모임에서 자민당의 총선 대승과 관련, “분명히 북한의 덕분인 것이 있었다. 여러 사람들이 다양한 의식을 가지고 있었다”며 “특히 (북한과 가까운) 일본해(동해)에서 유세하고 있으면 그런 생각이 절실히 든다”고 말했다.

아소 부총리는 “안전보장 면에서 극히 어렵게 된 상황이다. 누구를 리더로 할지 유권자가 진지하게 생각해줬다”며 “이른바 좌익(입헌민주당, 공산당, 사민당)이 20% 의석 획득에 그친 것은 (전후 체제가 시작된 후) 처음이다”고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

마이니치는 이와 관련해 “‘덕분에’라는 단어는 정세가 긴박한 상황을 환영하고 있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어 야당의 반발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야당은 즉각 반발했다.

나가츠마 아키라 입헌민주당 대표 대행은 “터무니없는 발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해 대북압력을 강화하는 분위기인데, (아소 부총리의 발언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며 해명을 촉구하겠다고 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북한 도발로 내각 지지율이 오르자 기습적으로 국회 해산과 중의원 총선 카드를 던졌고, 연립여당이 전체 의석의 3분의2 이상을 확보하는 압승을 거뒀다.

한편 아사히신문의 하코다 데쓰야(箱田哲也) 국제 담당 논설위원은 이날 칼럼에서 아베 총리가 정치적으로 곤경에 처할 때마다 한반도 정세 덕분에 기사회생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북한과는 상부상조하는 기이한 인연이라고 지적했다.

칼럼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북한의 일본인 납치문제를 담당하면서 ‘포스트 고이즈미’ 후보로 급부상한 끝에 총리가 됐지만, 단기 내각으로 끝났다. 그러나 그는 당시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방문에 대한 일본 국민의 반발을 등에 업고 자민당 총재선거에서 승리, 총리로 복귀했다.

이번 선거에서도 모리토모(森友), 가케(加計)학원 문제를 둘러싼 의혹 등으로 지지율이 급락했지만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잇달아 발사했고, 덕분에 북한의 위협을 한껏 내세워 선거에서 압승했다.

칼럼은 또 아베 총리가 북풍의 수혜를 누리기만 한 것은 아니라고 했다. 실은 아베 총리도 ‘답례’를 했다는 주장을 했다. 국제사회에서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고 싶어하는 북한에 대해 일본 정부는 핵실험을 아무리 반복해도 핵보유국으로 인정해서는 안 된다고 강력히 주장하고 있지만, 아베가 당수 토론에서 깨끗이 “핵보유국”으로 인정했다는 것이다.

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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