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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변불안 잠식한 美, 300만명 매일 총들고 다닌다
[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 매일 총기를 휴대하는 미국인이 30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 역사상 최악의 라스베이거스 참사 이후 총기허용 회의론이 나오기도 했지만, 평범한 미국인들은 개인 무장을 강화하는 쪽으로 신변 위협에 대처하는 듯 보인다.

최근 미국 공공보건저널(American Journal of Public Health)은 국가 총기 조사 자료를 인용해 지난 2015년 워싱턴주립대, 하버드대, 콜로라도대 공중보건 전문가 그룹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이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당시 온라인에서 조사에 참여한 미국 성인 4000명 가운데 1500명이 총기를 소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설문은 총기 보유자가 집을 나설 때 얼마나 자주, 많은 총기를 휴대하는지도 조사했다.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진행된 연구에서 약 900만 명의 미국인이 적어도 한 달에 한 번은 외출 시 총기를 소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중 300만 명은 매일 총기를 휴대했다.

응답자의 5명 중 4명은 “개인 보호”가 총기를 휴대하는 가장 큰 이유라고 밝혔다. 지난 5년 간 한 번이라도 총기를 소지한 누군가의 위협을 받은 적이 있다고 응답한 사람은 6% 수준이었다. 
사진=게티이미지

또 5명 중 1명은 총기를 소지하려면 허가가 필요한 주(州)에서도 허가없이 총기를 소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내 총기 은닉 휴대자는 1999년 270만 명에서 2014년 1450만 명으로 크게 늘었다.

이는 미국에서 최근 몇 년 간 총기 소지가 더 수월해졌기 때문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2003년 이전엔 버몬트주 만이 허가없이도 총기 은닉 휴대를 합법적인 것으로 허용했다. 이후 11개 주에서 총기 은닉 휴대에 대한 허가 요건을 두지 않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다른 주들도 동참하면서 총기은닉권을 획득하긴 더 쉬워졌다.

미국총기협회(NRAㆍNational Rifle Association)와 같은 총기소지 옹호 단체들은 총기가 늘수록 범죄가 줄어든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최근 10년 간 폭력 범죄는 오히려 10~1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스턴대, 보스턴아동병원, 듀크대 연구팀이 1991년부터 2015년까지 범죄 데이터를 조사한 결과, 총기 은닉 휴대가 허용된 이후 총기 관련 살인률이 8.6%, 권총 관련 살인률이 10.6% 더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총기 소유자의 44%가 합법적으로 총기를 습득할 수 있는 용이성이 미국 내 총기 폭력의 원인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여전히 300만 인구가 매일 총기를 휴대하며, 심지어 더 성능좋고 은닉하기 쉬운 모델을 찾고 있다. 올해 미국예방의학저널(American Prevention Medicine)에 발표된 한 연구는 “2005년 이후로 더 고성능의, 치사율 높은 총기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또 콤팩트한 0.380구경 권총의 생산량 증가가 보여주는 것처럼, 총기 생산도 강력하면서도 은닉하기 쉬운 모델 쪽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전했다. 총기를 두려워할 수록 더 강력한 총기를 찾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는 셈이다.

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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