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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장은 입장, 현실은 현실”…‘동의’ 대신 ’이해’ 택한 韓中 사드 출구전략
[헤럴드경제=김상수 기자]“입장은 입장이고 현실은 현실이다.”

이날 한중이 발표한 사드(THAADㆍ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출구전략’의 골자다. 양국은 사드 입장 차를 재확인했다. 하지만 입장 차는 그대로 남겨둔 채 다른 현안에선 교류협력을 정상화하겠다는 것이다. 입장 차를 좁히는 데에 집중하는 게 아닌, 아예 사드를 분리대응하겠다는 원칙으로 양국은 출구전략을 세웠다. 즉, 서로 ‘동의’하지 못하더라도 서로 ’이해’는 하고 있다는 데에 방점이 찍혔다.

관건은 향후 대북 도발이다. 북한의 핵ㆍ미사일 위협이 고조되고 그에 따른 한미 간 군사대응 수위에 따라 재차 사드를 비롯한 안보 현안이 한중 외교 전반을 휩쓸 변수로 비화될 수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이날 협의 결과에서 양국은 서로의 입장을 ‘인식’하는 수준을 재확인했다. 즉, 한국은 사드 배치와 관련된 중국의 우려를 인식하고 있고, 중국은 사드 배치를 반대한다고 재천명했다. 한국 측은 “사드가 제3국을 겨냥하지 않고 중국의 안보 이익을 해치지 않는다”는 기존 논리를 반복했고, 중국은 “MD 구축, 사드 추가 배치, 한미일 군사협력 등과 관련해서도 우려를 천명했다. 사드를 비롯한 안보 분야에서 양국은 견해차를 재확인한 셈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와 관련, “일종의 봉인”이라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양국의 불화 요소인 사드를 격리시키면서 사드에 대한 입장 변화가 있다는 게 아니라 입장은 입장대로 두면서 더는 언급하지 않고 가겠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리 정부로선 이날 협의 결과를 계기로 “사드 문제는 이 선에서 끝”이라는 기대를 걸고 있다. 실제 중국 역시 사드 외에 다른 분야의 교류협력을 정상화하는 데에 합의하면서 이 같은 기대에 힘을 보탰다.

관건은 외부 변수다. 특히 북한의 핵ㆍ미사일 도발과 그에 따른 미국의 군사 대응이 가장 큰 변수로 지목된다. 현재 북한은 추가 도발을 감행하지 않은 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만약 북한이 추가 도발을 감행한다면 그 수위나 목적은 미국을 직접 겨냥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미국 역시 북한 도발에 따른 강경한 무력 대응 의지를 천명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미 간 군사대응 수위가 높아지면 중국으로선 재차 안보 분야에 대한 우려를 강하게 표명할 수밖에 없다. 재차 사드 논란과 유사한 경색 국면이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게다가 북한 변수 등은 사실상 한중의 외교 역량으로 완벽히 통제할 수 있는 분야도 아니다. 즉, 한중외교의 분리대응 원칙의 영속성도 결국 북한 변수에 좌우될 소지가 크다.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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