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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美대통령 방중] 더 강해진 시진핑과의 만남…트럼프, 주도권 내주나
19차 당대회 통해 習권력 강화
中언론, 마오쩌둥 반열 띄우기

트럼프 지지율 30%대 입지 약화
獨언론, 習주석 위한 ‘조연’ 전망
美언론도 中 달라진 위상 힘실어


“제19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 이후 중국을 방문하는 첫 해외 지도자.”

8일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소식을 전하며 중국 언론들은 일제히 ‘19차 당대회’를 언급했다. 당대회를 통해 확실하게 1인 체제를 굳힌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과 트럼프의 만남에 의미를 부여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홍콩 및 서방 언론들도 권력의 정점에 오른 시진핑과 최악의 지지율에 처한 트럼프가 극명한 대조를 보이고 있다며 시진핑이 미ㆍ중 정상회담에서 주도권을 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시진핑 주석이 덩샤오핑과 마오쩌둥 이후 중국의 가장 강력한 지도자로서 트럼프 대통령을 맞이할 것”이라며 “시 주석이 자신의 지위를 높였으며 당과 중국에 대한 지도력이 그 어느 때보다도 강해졌다”고 분석했다.

영국 로이터통신은 “(지난 4월) 플로리다 마라라고 정상회담 이후 시진핑의 권력은 더 커진 반면 트럼트는 정치 수렁에 빠져 있다”면서 “시진핑의 강력한 지도력와 자신감은 늘 말썽을 일으키는 트럼프의 발언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과 국제사회에서의 권력을 나누길 원하는 중국이 트럼프 대통령을 이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중국의 지도자들이 미국 대통령과 동등한 권력을 추구해왔다면서 시 주석은 그 이상의 것을 원한다고 진단했다. 버락 오바마 정권은 이에 동조하는 것을 거부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경우 더 자발적일 수 있다고도 했다.

또 독일 도이체발레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주연’인 시진핑 주석을 위한 훌륭한 ‘조연’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로버트 데일리 키신저 미중관계연구소 소장은 도이치벨레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에서 중미관계는 중국에게 차순위 문제일 수 있다. 중국은 시진핑의 지도 하에서 중국이 얼마나 위대한가를 얘기하고 싶을 것”이라면서 “중국은 트럼프를 위해 어느 때보다 넓고 긴 레드카펫을 준비했다. 트럼프를 한껏 높여주고 그를 조종하고자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진핑 주석은 19차 당대회를 통해 ‘시진핑 사상’을 공산당 당장에 삽입하며 마오쩌둥 반열에 올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관례를 깨고 후계자 지명을 하지 않음으로써 장기 집권 가능성까지 나오고 있다. 시진핑 사상을 연구하는 기관이 대학에 속속 세워지고 개인 숭배 열풍까지 불고있다.

반면 아시안 순방기간 집권 1년을 맞이한 트럼프는 지지율이 70년만에 최저인 36~38%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선거 캠프의 자문과 정부 관료들이 러시아 연루 의혹을 조사받으면서 정치적 수렁에 빠지며 모든 면에서 도전에 처해있다.

뉴아메리칸시큐리티의 아시아 정책 전문가 미라 랩 후퍼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에서 “두 지도자는 권력과 현재 처한 정치적 입지 측면에서 다소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으로 향하면서 시 주석이 권력 절정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미국 언론도 중국의 달라진 위상에 힘을 실었다.

7일 공개된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 아시아판 최신호(11월 13일자)는 표지에 ‘중국이 이겼다(China Wonㆍ中國了)’는 제목을 달았다. 중국 국기 오성홍기의 색깔인 빨강과 노랑 바탕에 영문과 중문을 써 넣었다. 창간 이후 영문과 중문이 병기된 것은 처음이다.

타임은 이언 브레머 유라시아그룹 회장의 칼럼을 커버스토리로 게재하며 “오늘날 중국의 정치·경제 체제는 2차 세계대전 이후 국제 질서를 주도했던 미국의 모델보다 더 지속가능하다”고 전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베이징에 도착해 곧바로 자금성(紫禁城)으로 이동한다. 시 주석 부부는 삼희당(三希堂)에서 트럼프 대통령 부부에게 환영 차를 대접한 뒤 건복궁(建福宮)에서 성대한 만찬을 베푼다. 9일 오전엔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무역·통상과 북핵 정책을 주요 의제로 놓고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한희라 기자/hani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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