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環球時報)는 9일 사평에서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을 고궁(자금성)에 초청해 대접한 예우방식은 1949년 신중국 성립 이래 ‘매우 보기 드문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이런 열정은 미국에 대한 가장 진실하고도 적극적인 태도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굴기(堀起) 중인 중국의 현실적 국제관을 투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앞서 중국은 ‘국빈방문 플러스(+)’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환대를 예고했다. 트럼프 방중 첫날 자금성 회동에서 그 의미가 충분히 드러났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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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제공=연합뉴스] |
국빈방문은 통상 최고의 예우와 의전으로 접대한다. 장관급 영접과 군악대의 양국 국가연주, 21발의 예포 발사, 공식 환영식, 문화공연이 포함된 대통령 만찬, 거리 국기게양 등이 포함된다.
트럼프 대통령을 태운 에어포스원이 베이징 서우두(首都) 공항에 도착하자 정치국원으로 승진한 양제츠 외교담당 국무위원이 영접했다. 홍콩명보(明報)는 일본에서 고노 다로(河野太郞) 외무상이, 한국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영접한 것보다 격이 더 높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이 2014년 중국을 국빈방문했을 당시 왕이(王毅) 외교부장이 영접했던 것과도 대비된다는 지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항 주차장에서 준비된 차량을 타고 곧장 자금성으로 이동했다. 시주석 부부가 고궁 보온루(寶蘊樓)에서 트럼프 대통령 내외를 직접 맞은 것도 파격이었다는 평가다.
두 정상 내외는 자금성의 중심인 태화전(太和殿)ㆍ중화전(中和殿)ㆍ보화전(保和殿)을 관람하며 황제가 걷던 길을 함께 거닐었다.
이어 황제를 위한 공연장이었던 창음각(暢音閣)에서 세 편의 경극 공연을 함께 관람했다. 이후 건복궁(建福宮)으로 이동해 만찬연을 가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자금성 방문은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1998년 6월 중국을 방문했을 당시 탄빈(譚斌) 고궁박물원 부원장의 수행을 받았던 것과 비교된다. 2009년 오바마 전 대통령이 자금성에 들렀을 때에도 당시 정신먀오(鄭欣묘) 고궁박물원 원장이 수행했다. 당시 3대 대전과 건청궁(乾淸宮) 등을 들러보는데 모두 45분이 걸렸다. 이에 반해 트럼프 대통령은 베이징 도착 후 자금성에서만 반나절의 시간을 보냈다.
황실 연회장에서 만찬을 비롯한 시 주석의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파격적 예우는 시 주석 개인의 권위가 이미 전임 최고지도자를 넘어섰음을 과시하는 것이라고 싱가포르 연합조보는 분석했다. 공고화된 권력을 기반으로 미국을 향해 자신을 믿어도 된다는 의미의 메시지를 전한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집권 2기를 시작한 시 주석은 제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에서 자신의 이름이 들어간 새로운 지도사상을 당장(黨章ㆍ당헌)에 넣고, 마오쩌둥(毛澤東) 시대에 있었던 ‘영수’ 칭호를 받으며 권력을 한층 강화했다.
홍콩 동방일보는 시 주석의 파격 예우가 “시 주석이 ‘중화민족 부흥’의 의미를 전달하려는 특별한 정치적 메시지를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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