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美정보기관 전 수장들 “中·러, 트럼프 휘두를 수 있다 생각할 것”
-클래퍼 전 DNI 국장 등 CNN 인터뷰
-“트럼프 발언, 푸틴에게 면죄부 준 것”
-미 정보기관 불신 발언, 국가안보 위협 우려도


[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미국 전직 정보기관 수장들이 발끈했다. 러시아가 미 대선에 개입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자국 정보수장들을 ‘거짓말쟁이’로 부르며 불신을 표시한 데 따른 것이다. 공화당에서도 미 정보기관보다 푸틴의 말을 더 믿는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경계하는 반응이 나왔다.

제임스 클래퍼 전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12일(현지시간) 미 CNN 방송의 ‘스테이트 오브 유니온’에 출연해 “러시아에 의한 위협은 분명한데도 정작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가 대선에 개입하지 않았다고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EPA연합뉴스]

이어 “러시아가 미 대선에 개입했다는 것은 매우 명백하다”고 강조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왜 이를 이해하지 못하는지 의아하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클래퍼 전 국장은 이번 순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아시아 주요국의 환대에 흡족해했던 것을 겨냥해 “트럼프 대통령은 레드카펫과 의장대, 공식의전 등에 매우 민감한 것 같다”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중국인과 러시아인들로서는 ‘트럼프 대통령을 휘두르는 게 가능하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존 브레넌 전 중앙정보국(CIA) 국장도 CNN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에게 면죄부를 준 것”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대선 개입 이슈를 직접 거론하지 않고 푸틴 대통령의 책임도 지적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는 “푸틴은 미국의 시스템과 민주주의 절차를 훼손하려 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이 문제에 모호한 입장을 취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푸틴 대통령에게 트럼프 대통령은 조종 가능한 인물로 인식됐을 것”이라며 “국가안보 측면에서 매우 걱정스러운 대목”이라고 덧붙였다.

또 그는 러시아 대선 개입 사건을 수사 중인 로버트 뮬러 특검의 성과를 칭찬하면서, 자신을 비난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출처를 고려할 때 이 비판은 명예 배지로 생각된다”고도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1일 베트남 다낭에서 하노이로 향하는 전용기에서 기자들에게 “(푸틴 대통령에게) 다시 물어봤더니 그는 우리 선거에 절대 개입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의 말이 진심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오히려 클래퍼ㆍ브레넌 전 국장과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 등 전직 정보당국자들을 “거짓말쟁이”, “폭로자들”로 혹평했다.

그러면서 “그러한 의혹이 두 나라(미국, 러시아) 사이의 매우 중요한 잠재적 관계를 망칠 수 있다는 것을 수치스럽게 생각한다”고도 강조했다.

이에 공화당 중진 존 매케인 상원 군사위원장, 애덤 시프 민주당 하원 의원, 샐리 예이츠 전 법무장관 대행 등 정계의 비난이 쏟아졌다. 자국 정보기관을 불신하는 발언이 국가안보를 크게 위협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날 “우리 정보기관을 지지한다”고 한발 물러서면서도 “(과거 정보당국자가 아닌) 현재 구성된 정보기관을 특히 믿는다”고 말했다.

한편, 이달초 CNN이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미국인의 3분의 2(64%)가 러시아와 유착 의혹을 ‘심각한 문제이며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59%는 ‘트럼프 대통령이 캠프 인사들과 러시아 관계자들의 접촉을 인지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ham@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