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중진 ‘反안철수 연대’
교섭단체 탈퇴카드 만지작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호남 중진들이 돌아올수 없는 다리를 건너고 있다. 정동영-박지원-천정배 의원 등 호남중진이 이끄는 당내 조직 ‘평화 개혁연대’는 안 대표의 중도 통합 움직임에 맞서며 당내 반안(反안철수)세력의 구심점이 되고 있다. 안 대표가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와 통합을 강행할 경우 ‘평화개혁연대’ 소속 의원들이 1차적으로 ‘교섭단체 탈퇴’카드를 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당 내 호남계 20여명이 교섭단체를 탈퇴할 경우 국민의당은 교섭단체 지위를 잃게 된다.

당내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20일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안철수 대표가 통합을 강행할 경우 반안 의원들이 개별적으로 교섭단체를 탈퇴할 수도 있다는 것이 현재 카드”라며 “당적을 유지한 채로 탈퇴하는 것이기 때문에 탈당 등의 절차가 필요 없다”고 전했다. 국민의당 내 특정 계파가 별도의 교섭단체를 구성, ‘당 안의 당’으로 바른정당과 통합을 추진하는 안철수 대표 및 의원들을 밀어내는 전략이다.

의원들의 개별 교섭단체 탈퇴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다. 김현미 국토부장관은 과거 열린우리당 의원 시절 공정거래법 개정안 통과에 반발 교섭단체를 탈퇴한 적이 있다. 당시 김 장관은 탈퇴이유로 “열린우리당의 정체성과 같이 할 수 없다”고 밝혔다.

평화개혁연대를 주도하고 있는 의원들은 탈당이나 분당은 없다는 점을 명확히 하고 있다. 정동영 의원은 최근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안 대표의 행위는 당을 깨는 행위”라며 “혼란 분열시키는 행위를 안 대표가 하고 있다. 당을 깨면 안되는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탈당 없이 세규합을 통해 통합 움직임을 꺾겠다는 것이다.

박지원 국민의당 전 대표도 20일 오전 라디오 인터뷰에서 호남 의원들이 구성을 준비 중인 ‘평화개혁연대’에 대해 “(안철수) 흔들기가 아니라 당 바로 세우기”라며 “당을 흔드는 것은 안철수 대표”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안 대표가) 우리와 대화하거나 소통할 때는 ‘어떤 경우에도 (바른정당과의) 통합은 없다’ ‘연대나 연합은 할 수 있다’ (말했다)”며 “그러면서 또 (통합을) 추진하니 불신이 쌓이는 것 아니냐”고 했다.

이들이 참여 의원 수가 20명이 넘는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도 주목된다. 정동영 의원은 “개혁정체성 수호를 위한 사무실을 낼 예정이다. 20명 넘는 의원들이 참여할 예정”이라고 했다.

천정배 의원 역시 20일 통화에서 “평화개혁연대의 참여하는 의원들의 수는, 시작은 20명이 넘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고 궁극적으로 대부분의 의원들이 참여할 것”이라며 “달리 말하면 안철수 대표가 통합을 강행한다면 거기 따라갈 의원들이 몇 명 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박병국 기자/coo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