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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시바 6000억엔 증자…상장폐지 피할 듯
-60여 해외 투자자 참여…채무초과 해소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도시바(東芝)가 19일 이사회를 열어 6000억엔(약 5조9000억원) 증자를 결정했다. 반도체 사업부인 도시바메모리의 매각이 지연될 경우에 대비해 상장폐지를 피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 NHK 등 외신에 따르면 도시바는 19일 이사회에서 6000억엔 규모의 증자를 결의했다. 현재 발행 주식수의 54%에 해당하는 23억주를 주당 262엔80전에 발행한다는 계획이다.

[사진=게티이미지]

증자는 60여 해외 투자자를 상대로 신주를 발행하는 제3자 배정 방식으로 진행한다. 옛 무라카미펀드 출신자가 설립한 행동주의계열 펀드인 에피시모 캐피털 매니지먼트나 미국 킹 스트리트 캐피털 매니지먼트 등에 할당한다.

증자가 이뤄지면 에피시모 캐피털 매니지먼트가 도시바 지분의 11.34%를 보유, 최대주주가 된다고 도시바는 밝혔다.

도시바는 현재 2018년 3월 말 자기자본이 7500억엔 정도 마이너스로 예상되지만, 증자를 하게 되면 내년 3월 말까지 도시바메모리 매각을 완료하지 못하더라도 최소한 수백억엔 플러스가 된다.

재무개선책의 주축인 도시바메모리 매각이 각국의 독점금지 관련법 절차가 늦어지거나 주력공장에서 협업중인 미국 웨스턴디지털(WD)과의 분쟁이 길어져도 2년 연속 채무초과를 피하고, 상장폐지를 면할 수 있는 안전판이 확보되는 셈이다.

조달한 자금은 파산한 미국 원자력발전 자회사에 영향을 주는 채무상환 등에 충당한다. 채무초과 해소를 실현하는 것은 물론 도시바 재무 재건을 위해 큰 진전이라고 일본 언론들은 평했다.

채무초과를 해소하면 세금부담도 경감돼 순이익을 최소 2400억엔 늘리는 효과도 예상된다.

도시바는 전 미국 원자력 자회사 웨스팅하우스(WH)의 파산에 따라 원전비용 보증채무(약 6600억엔)를 떠안고 있는데, 증자자금으로 일괄상환하면 세법상 손실금으로 인정되는 혜택을 받는다.

도시바는 지난 9월 말 자회사 도시바메모리를 SK하이닉스가 포함된 한미일연합에 매각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각국의 독점금지법 심사 문제로 매각이 내년 3월 말 이후로 지연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매각과 별개의 채무초과 해소를 위한 대책이 논의되던 중 이번 증자 결정이 나왔다.

증자로 급한 불은 끄겠지만 내년 3우러 말 전후 도시바메모리가 매각되면 이후 주수익원 부재가 문제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이번 증자가 “미봉책일 수 있다”는 평도 나온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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