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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회색 골목길, ‘녹색 보행길’로 바뀌다
-‘서울꽃으로 피다’ 캠페인 5년 곳곳 변신
-노원구 덕릉로 등 248곳 꽃길로 재탄생
-주민들 담장 허물고 화단 조성 적극 나서
-푸른 골목이 모여 푸른 서울길 만들어


[헤럴드경제=이진용 기자]아침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는 날이 잦아졌다. 며칠 전 서울에 첫 눈이 내렸다. 해가 들지 않는 골목길에는 잠깐 눈이 쌓이다 이내 흔적 없이 사라졌다. 훅 불면 잎이 떨어질 것 같은 길가의 나무가 버티고 있었다. ‘골목길은 더 쓸쓸하겠지’하고 되뇐다. 그 옛날 겨울철 골목길은 너저분한 쓰레기 더미와 누군가의 발에 걷어차인 연탄재들로 인해 을씨년스러웠다. 하지만 요즘 골목길은 그전에 비해 많은 것이 바뀌었고 지금도, 앞으로도 바뀌어 가고 있다. 그 중심엔 꽃과 나무가 있고 이들의 생명력으로 골목길에 활력과 생기를 불어 넣고 있다.

불암산 둘레길과 채석장으로 연결돼 있는 노원구 덕릉로 134가길 10∼덕릉로 130가길 16 골목은 희망촌 마을 사람들과 등산객들의 통로이다. 

[사진=사진은 노원구 덕흥로 88계단 보수공사 전과 후]

골목을 찾아가니 입구부터 형형색색의 벽화가 반갑게 다가왔다. 벽화 주변엔 측백나무와 꽃이 심겨진 화단이 설치돼 추운 날씨에도 따뜻한 느낌을 줬다. 화단을 따라 올라가면 이 골목의 명물인 88계단이 보인다. 88계단은 마을을 가로질러 불암산을 올라가는 길목으로 마을의 모습과 정서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명소다.

덕릉로 골목은 처음부터 이런 모습은 아니었다. 이곳은 ‘수암사랑나눔이’ 봉사단의 땀과 열정, 노력으로 일궈낸 녹색의 골목이라 할 수 있다.

수암사랑나눔이 관계자는 “불과 1~2년 전만해도 골목 주변에는 쓰레기가 쌓여 있었고 이로 인해 방문객뿐만 아니라 주민들도 진입을 꺼려하는 골목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스무명이 넘는 봉사단과 주민이 힘을 합쳐 화단과 계단을 정비하고 벽화를 그려 어두웠던 동네 골목이 생명력이 넘치는 아기자기한 골목으로 새롭게 태어났다”고 말했다.

덕릉로 134가길 10∼덕릉로 130가길 16 골목과 상계로 31길 일대 당고개공원길은 지난 11월 28일 열린 ‘2017 꽃 피는 서울상’ 콘테스트에서 대상의 영광을 안았다.

서울시는 삭막한 서울의 도심 곳곳을 좀 더 깨끗하고 푸른 환경으로 만들기 위해 이웃과 함께 만들어가는 ‘서울, 꽃으로 피다’ 캠페인을 지난 2013년부터 진행해 왔다. 올해로 벌써 5년째다. 이 캠페인을 통해 많은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녹색 골목을 만들어 가고 있다.

쓰레기 무단 투기지역으로 몸살을 앓았던 관악구 난항동 온새미로 일대는 ‘산들강 환경지킴이’ 회원들의 노력으로 ‘난항동 꽃동산’이라는 이름으로 재탄생했다. 또 높은 담장과 주차된 차량으로 갑갑했던 강북구 인수동 516번지 골목은 주민들 스스로 담장을 허물고 화단을 만들어 예쁜 ‘꽃길’로 변화시켰다. 특히, 이 마을은 ‘꽃나무지도’를 제작해서 주민과 방문객들에게 꽃과 나무를 감상하며 공부도 할 수 있게끔 했다. 성북구 정릉마실은 ‘정원이 들려주는 소리’ 라는 주제로 볼거리, 먹거리, 즐길거리, 마을결혼식, 각종 이벤트를 하는 정원축제를 열어 다른 지자체 벤치마킹 대상이 됐다.

‘서울, 꽃으로 피다’ 캠페인을 통해 지저분했던 골목이나 평범했던 집앞이 녹색 골목과 화사한 정원으로 바뀌고 있다. 올해는 38개소가 변화했고, 2013년부터 현재까지는 총 248개소가 재탄생했다. 이 모든 공간은 지역주민의 자발적인 참여와 봉사단원들의 협조로 이루어진 곳들이다. 그리고 앞으로도 서울시에는 이러한 공간들이 추가적으로 계속 늘어날 것이다.

최윤종 푸른도시국 국장은 “서울, 꽃으로 피다’ 캠페인을 통해 이웃과 함께 녹지공간을 만들고 공유하면서 녹색 공동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형성했다”며 “앞으로도 서울시는 ‘시민참여형 녹화운동’을 통해 핵심 녹지축인 산과 공원부터 시민의 일상과 하나된 생활권에 이르기 까지 ‘선순환 녹색인프라인 그린웨이 확장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jycaf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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