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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출구없는 보수 몰락…보수정당 싱크탱크 “길게 보고 길 열자”
‘나는 보수’, 진보와 격차 벌어져
지방선거 ‘기울어진 운동장’ 전망
바른·한국 “여당에 절대적 유리”
대대적 물갈이 ‘반전의 길’ 모색


‘추락하는 보수, 몰락의 끝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겪으면서 보수에서 진보로 바뀌기 시작한 한국 사회의 이념지형이 그 간극을 더욱 넓히며 굳어지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스스로를 ‘진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수가 보수를 본격적으로 추월하기 시작한 이후, 그 격차는 점차 벌어졌다.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내년 6ㆍ13 지방선거는 ‘진보로 기울어진 운동장’ 속에서 치러질 수 밖에 없다. 보수 야당의 싱크탱크들은 상황 반전에 골몰하고 있다.

12일 헤럴드경제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의 도움을 받아 지난해 8월 2주부터 올해 12월 1주까지 64주간의 주간여론조사를 분석한 결과, ‘최순실 국정농단-박근혜 대통령 탄핵 의결-박 대통령 탄핵’을 거치면서 ‘나는 진보’라고 응답하는 사람들이 보수보다 많아지고 있다. 특히 지난 2월이후 그 차이는 점점 벌어지는 상황이다. 지난해 11월 1주(보수 25.8%, 진보 23.3%)까지 크게는 6%포인트까지 진보를 앞섰던 보수층은 11월 2주부터 진보에 역전되기 시작해 올해 12월 1주까지 12~13%포인트 이상까지 뒤쳐졌다. (헤럴드경제 2016년 12월 28일자 ‘나는 진보’ ‘나는 보수’ 첫 추월 참조). 


권순정 리얼미터 조사분석실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지난해 국정농단 사태 이후 반개혁적 성향의 사람들이 줄어들고 있다”며 “이 기조는 내년 6월 지방선거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고 했다.

지난해 말까지 진보층보다 우위를 이어갔던 우리사회 ‘보수’가 무너지기 시작한 것은 최순실 사태 때문이다.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이 의결된 후 ‘보수’세력을 대변하는 새누리당은 자유한국당으로 이름을 바꿔달았고, 새누리당의 비박(非박근혜)세력들을 중심으로 바른정당이 창당됐다. 이들 보수정당들은 ‘개혁보수’, ‘신보수’의 기치를 내걸었지만 한번 등을 돌린 민심은 돌아오지 않고 있다.

사회문화적인 변화도 이념 지형이 바뀌는 데 한 몫을 하고 있다. 실시간으로 모든 정보들이 공유되는 세상에서 국민은 가진자가 주도하는 세상을 부조리로 보고, ‘진보’로 응집하고 있다. 부자의 재산 승계문제가 연일 이슈가 되고, 갑질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실시간으로 터져나오는 세상에서 진보의 목소리는 더욱 힘을 얻고 있다..

당장 내년 지방선거를 준비해야 하는 보수정당들은 길을 잃은 채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진보정당인 더불어민주당이 50%를 넘나드는 지지율을 보이는 동안, 보수 대표당인 자유한국당의 지지율은 20%의 문턱에 걸려 있고, 바른정당 역시 한자리 지지율에 갇혀 있다.

내년 지방선거를 통해 보수는 씨가 마를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바른정당의 싱크탱크인 바른정책연구소 최홍재 부소장은 통화에서 “보수당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승부를 보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내년 지방선거는 현 정부와 여당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상황”이라고 했다. 그는 “보수세력의 대안세력들이 현재 국민들에게 인정받지 못하고 있으며, 87년 6월 항쟁의 힘이 지금가지의 대한민국을 끌고 왔듯, 박 전 대통령 탄핵의 힘은 한동안 대한민국을 끌고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유한국당은 ‘대대적인 물갈이’로 반전을 꾀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김대식 원장은 통화에서 “진보 좌파로부터 배울점은 ‘희생과’, ‘차세대 육성’”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 된 후 모든 책임을 지겠다며, 정계 은퇴 선언을 한 사람이 한명도 없는 것이 단적인 예”라고 했다. 바른정당은 지방선거에 연연하는 것이 오히려 보수 부활을 가로막는 것으로 보고 있다. 최홍재 부소장은 “보수가 자기를 재검토하고 국민에게 신뢰를 쌓기 위한 고민없이 잔기술 몇 가지로 선거를 치르러 한다면 오히려 국민들에게 철저히 버림 받을 것”이라고 했다.

박병국 기자/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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