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자보에서 주장한 A교수는 방송 출연과 대중 강연으로 이름을 널리 알려진 인문학자로 강의 중 여학생들을 지속적으로 성희롱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교수는 “드릴 말씀이 없다”고 밝혔다.
대자보에는 A교수가 여학생들이 강의실 앞에 나와 자기소개와 이상형을 밝히게 한 뒤 남학생들에게 마음에 드는 여학생을 한 명씩 선택해 조모임을 구성하게 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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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세대 신촌캠퍼스 중앙도서관 앞에 붙은 익명의 대자보. |
이 대자보 작성자는 “교수님은 연세대를 넘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인문학자다. 교수님이 생각하시는 정의란, 공동체란 이런 것이었을까”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A교수의 성차별적 언행은 종강 뒤풀이에서도 이어진다. 대자보에 따르면 A교수는 “술자리에 여자가 없으면 칙칙하지”라고 말하며 테이블마다 여학생을 한명씩 앉게 하고 여학생들에게 춤을 추라고 하거나 장기자랑을 요구하기도 했다며 ““저희는 사람이 아니라 화사함을 내뿜는 꽃인가. 술맛 돋우는 안줏거리인가. 여성은 왜 술자리의 칙칙함을 거둬야 하는 존재가 되느냐”라고 밝혀 공분을 샀다.
대자보 속의 문제에 대해서 학교 차원의 대응도 미비했다는 지적이다.
연세대 관계자에 따르면 A교수는 지난 4월, 2차례 열린 교수-학생 간담회에서 가해사실을 인정하고 학생에게 사과와 피해 학생들에게 추가적인 사과를 약속했지만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대자보 작성자는 “학과는 피해 여학생들이 성폭력 사건의 가해자인 A교수를 대면하기에 심리적 부담감과 두려움이 크다는 점을 알고도 공개 사과간담회를 제안했다”며 “서면 사과문은 좋지 않은 선례로 남을 수 있다는 얼토당토않은 우려를 표하며 거부했다. 이는 명백한 가해자 편들기”라고 주장했다.
연세대 관계자는 “학과 인사위원회가 무기한 학부 강의금지 조치를 결정했고 올해 2학기부터 강의를 하지 않았다”며 “A교수가 지금 서면사과를 준비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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