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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초’ 공직사회②]사회복지 공무원 70%가 여성…“男공무원 어디 없나요?”
-사회복지 현장에 힘쓰는 일 많아 ‘끙끙’
-불균형 심각…“물리적 한계, 男직원 절실”

[헤럴드경제=정세희 기자] 경기도 의정부에서 노인 복지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공무원 A(32ㆍ여)씨는 자원봉사자를 모집할 때 성별부터 확인하게 된다. 지역 독거노인을 방문해 청소부터 이불 빨래까지 도와주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데 현장에 나가면 자원봉사자도 모두 여성인 경우가 태반이다. 큰 짐을 나르거나 남성 노인 목욕봉사 등 남성 직원이 꼭 필요할 때가 많지만, 남성 일손이 부족해 늘 진땀을 뺀다. 때로는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도와달라”고 요청해야 한다. A씨는 “물리적으로 한계를 느끼는 일들이 많은데 남성 직원이 절실하다고 느껴진다”고 토로했다.

사회복지 분야 공무원의 남녀 비대칭이 심각해지면서 현장에서 남성 공무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전국 사회복지 공무원 남녀비율과 서울시 사회복지 공무원 남녀비율.

19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지방직 전체 사회복지 공무원 1만9332명 중 여성은 1만3796명으로 약 71%를 차지한다. 2014년 여성 사회복지 공무원의 비율이 72.3%, 2015년에는 71.8%를 기록했다. 전 직렬 평균 여성공무원 비율이 34%임을 고려했을 때 2배 이상 높은 비율이다. 서울시의 경우 전체 사회복지 공무원 4125명 중 여성이 3012명으로 73% 차지했다. 9급 공무원은 여성이 1524명, 남성 588명으로 여성이 2.5배 가량 많다.

남녀 비율차이가 크다 보니 현장에서는 크고 작은 어려움이 생길 수밖에 없다. 서울시 한 구청에서 근무 중인 여성 사회복지 공무원 B씨는 구청 민원실에 들어오는 주취자를 말리다가 병원 신세를 진 적이 있다. 그는 “술에 취해 행패를 부리는 주취자들이 꽤 많은데 여성의 힘으로 말리기엔 역부족이었다”며 “일하는 데 남녀를 구분할 필요가 있을까 했지만 때에 따라 남자 직원이 더 적합할 때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물리적으로 힘 쓰는 일뿐만 아니라 남성 장애인, 남성 독거노인 등 같은 성별 공무원의 도움이 더 필요할 때가 있다”고 호소했다.

남자 공무원들 역시 힘든 것은 마찬가지다. 경기도 고양시의 한 구청에서 일하고 있는 남성 사회복지 공무원 C씨는 “독거노인에게 낡은 주택을 무료로 수리하는 일에 참여한 적이 있는데 남성은 나 혼자였다. 모든 힘 쓰는 일은 다 해야겠다”고 토로했다.

일각에선 사회복지 공무원 여초 현상은 예견된 일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C씨는 “현재 사회복지 관련 학과는 물론 사회복지 공무원 지망 학생 모두 여성이 압도적으로 많다”며 “사회복지 일은 여성이 많이 하는 일이라는 고정관념이 이미 형성돼 버린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sa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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