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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核이 불댕긴 新냉전시대] 경협은 경협, 안보는 안보?…中군용기 카디즈 침범 이유
군사정보 수집·안보이익 고수의지
전문가들 “투트랙 전략 드러낸 것”


지난 18일 오전 중국 군용기 5대가 사전통보 없이 한국과 일본의 방공식별구역을 진입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비행체를 조기에 식별하기 위한 방공식별구역은 진입해도 국제법 위반은 아니지만, 한ㆍ중ㆍ일 구역이 겹치는 이어도 인근에서는 사전통보를 했던 관례를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방중 직후 발생한 이번 사태에 대해 전문가들은 중국이 경제협력과 별개로 안보적 이익은 고수한다는 이른바 ‘투트랙’ 전략을 드러낸 것이라고 진단했다.

19일 군 관계자 및 일본 통합막료감부 보도자료에 따르면 지난 18일 중국 군용기 6대가 한국과 일본 인근에서 비행훈련을 진행했다. 6대 군용기 중 5대가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및 일본방공식별구역(JADIZ) 진입 후 이탈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카디즈에 진입한 중국 군용기는 H-6 폭격기 2대와 SU-30 전투기 2대, TU-154정찰기 1대 등 총 5대로 확인됐다.

H-6 폭격기는 중국군이 보유한 유일한 대형 폭격기다. 2010년 현재 57대 배치돼 있다. 쌍발 제트엔진을 사용하며, 최대이륙중량은 79톤으로, P-8 포세이돈 또는 보잉 737과 동급이고, 200톤인 B-52나 B-1의 절반이 채 못되며, 30톤인 F-15K의 2배가 약간 넘는 크기다. 항속거리 6000 km인 H-6 폭격기에는 사거리 2000 km인 CJ-10 순항미사일 6발을 장착할 수 있어 하와이 미군까지 공격할 수 있다. SU-30 전투기는 러시아가 개발한 다용도 전투기로, 공대공과 공대지 능력을 겸비한 F-15E 전투기의 적수로 알려져 있다. 중국 공군이 2000년부터 도입했다. SU-30MK는 각종 정밀 유도 무기를 탑재하고 선택에 따라 “암람스키”로 알려진 RVV-AE (R-77) 능동 호밍 유도 방식의 최신형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을 장착할 수 있다. Y-8전자기 1대는 주일미군 기지가 있는 일본 오키나와 인근에서 비행해 방공식별구역을 침범하진 않았다

중국 군용기의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및 일본방공식별구역(JADIZ) 진입은 안보적 이익을 고수하는 중국의 투트랙 전략의 일환인 것으로 파악된다. 동시에 미 전략자산이 집중 투입된 한반도 인근에서의 군사정보수집을 위한 전략이라는 해석이다.

신범철 국립외교원 교수는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중국 입장에선 안보 문제는 양보하지 않겠다는 확실한 메시지를 던지는 것”이라며 “문 대통령 방중 기간 중 사드배치를 두고 한국과 중국이 민감한 부분은 거론하지 않고 또 공동성명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이 그런 부분에 대해 불만을 간접적으로 표출하면서 동시에 투트랙 전략을 쓰는 걸로 보인다”며 “경제 협력은 가능하지만 안보 이익에 있어서 양보를 하지 않겠단 의도”라고 설명했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도 “중국 군용기가 사전통보 없이 카디즈에 진입한 것은 예전에도 발생했던 일”이라며 “한중관계가 급속히 복원되는 과정에서도 군사적 이해관계가 있는 부분에선 중국의 입장을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각각 2대의 전투기와 폭격기, 1대의 정찰기, 1대의 전자기를 동원해 비행훈련을 실시한 것에 대해 한미일 군사정보 수집의 의도가 다분하다는 분석도 나왔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북핵위기가 고조되면서 미군 전력이 일본 인근에 많이 모여있어 그것을 정찰하려는 목적인 것 같다”며 “H-6 폭격기가 카디즈와 자디즈 구역으로 진입하는 순간 그 지역 내 군함들 및 지상 레이더가 작동하기 시작하는데, 이 전파를 TU-154 정찰기가 수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레이더에서 발사된 전파를 집중적으로 수집 후 그 전파를 교란할 수 있는 방해전파를 만들 수 있다”며 “폭격기를 미끼로 정찰기를 투입한 작전”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은 군용기 훈련에 대해 정례적 훈련이라며 국제법 위반이 아니라고 밝혔다. 지난 18일 선진커 중국 공군 대변인은 화둥지역 모 공항에서 “중국 공군은 폭격기, 전투기, 정찰기 등 여러 대의 전투기가 쓰시마 해협을 거쳐 일본해 국제 공역에서 훈련을 통해 원양 실전 능력을 점검했다”고 말했다. 

이정주ㆍ문재연 기자/saga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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