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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업승계 NO·자산관리 OK…中 부호2세 ‘엔젤투자’ 열풍
부모 재산으로 호화생활 부정적
자산관리 가능 ‘일석이조’ 효과


중국 부호 2세들 사이에 엔젤투자 열풍이 불고 있다.

부모 재산만 믿고 방탕한 생활을 한다는 부정적 이미지를 불식시키면서 자산 관리 및 분산 투자라는 명분도 챙길 수 있어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방안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엔젤투자는 아이디어와 기술력은 있으나 자금이 부족한 예비창업자, 창업 초기단계 기업에 투자하고 경영자문도 하면서 성장시킨 후 투자 이익을 회수하는 것을 말한다. 대부분 5만~10만달러(약 5000만~1억원)의 금액을 여러 명이 투자한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엔젤투자가 궈웨이는 FT에서 “중국 부호 2세들은 대부분 해외 유학파들이다. 이들은 실리콘밸리로 가서 투자가가 되는 법을 배운다”면서 “가족의 재산을 어떻게 관리하고 분산하는지를 배워야 하는데, 엔젤투자는 그런 면에서도 매우 매력적이다. 한번 투자로 레이싱카 한 대를 할 수 있는 정도의 수익을 얻기도 한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부호 2세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하다. 최근 한 20대 부호 2세가 소셜미디어에 “애견을 위해 아이폰 2대를 사줬다”는 글을 올려 공분을 불러 일으킨 바 있다. 이같은 돈자랑, 갑질, 연예인들과의 스캔들은 중국 부호 2세의 고정 이미지가 되어 버렸다.

이들은 부모의 재산으로 호화 생활을 누리지만 가업을 승계하는데 부정적이다. 중국 부호들의 주 업종인 부동산, 제조업, 중공업 등은 사양산업이라고 생각하고, 부모세대 만큼 재산을 불릴 자신도 없기 때문이다.

독립을 원하는 기업 2세들이 갈수록 많아지면서 최근 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재벌 2세 중 65%가 ‘전문경영인을 초빙하거나 회사 주식을 일부 보유하는 방식으로 가족기업의 경영을 잇고 싶다’고 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가업 승계는 원치 않지만 재산 관리를 해야 하는 부호 2세들에게 엔젤투자는 그야말로 안성맞춤이라고 FT는 설명했다.

중국에서는 개혁ㆍ개방 30년을 넘어서며 부자들이 넘쳐나고 있다. ‘중국판 포브스’ 후룬리포트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20억위안(약3400억원) 이상의 자산을 보유한 부호는 2130명으로 지난해보다 74명이나 늘었다. 이들의 자산을 모두 합치면 2조6000억달러(약 2940조원)에 달해 세계 5위 경제대국인 영국의 국내총생산(GDP)과 맞먹는다. 하이얼, 핑안보험, 화웨이 등 재산 공개를 하지 않은 기업 총수 등까지 합치면 중국의 슈퍼리치는 역대 최다인 6000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중국 경제가 저성장 시기에 접어들며 이들은 부의 ‘창출’이 아닌 ‘관리’를 더 고민하고 있다. 이에 기존에 가족끼리 주먹구구식으로 해오던 재무 관리도 전문가에게 맡기는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다.

FT는 중국 부호 2세들의 과학기술 분야 창업 투자는 이 분야 산업을 성장에도 좋은 기회라고 분석했다. 중국의 벤처투자는 최근 5년간 급성장해 실리콘밸리에 비교하면 초기 단계다. 아직까지 손실의 경험이 없어 투자 자금 규모가 실리콘밸리보다 오히려 더 크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한희라 기자/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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