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이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로 국내 경제에 타격을 입고 국제사회에서 영향력도 쇠퇴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1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존 소여스 전 영국 해외정보국(MI6) 대표는 이날 하원 외무 특별위원회에 참석해 “브렉시트 과정이 끝나면 우리는 경제를 회복하고 세계무대에서 우리의 영향력을 재건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브렉시트가 현재 영국 경제에 타격을 입히고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며, “우리는 현재 ‘바닥’에 있고 의심의 여지 없이 침몰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브렉시트 직후 파운드화 가치는 15% 가량 급락했다. 소여스 전 대표는 이로 인해 영국 내 모든 자산 가치가 15% 평가절하를 겪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급여 인상이 실질소득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성장률은 18개월 전 최고점을 찍었던 상태에 머물러 있다고도 덧붙였다.

그는 “영국이 다른 파트너 국가들과 비교해 점차 내리막길을 걷던 1970년대를 반복하길 원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그것을 되돌릴 필요가 있지만 어떻게 할 수 있을지는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그는 영국이 지난 25년 간 프랑스, 독일 등과 긴밀한 파트너십을 유지해왔으나 브렉시트 이후에는 이같은 협력관계를 기대할 수 없게 됐다고 지적했다. 동시에 미국은 국제사회에서 신뢰가 덜 가는 파트너가 됐다는 점도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 점으로 인해 영국이 ‘이중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향후 EU의 지원을 기대할 수 없을 뿐더러, 유엔에서 영향력있는 대 EU 정책을 도출하기도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그는 영국의 영향력이 축소되고 있는 일례로 지난달 국제연합재판소(ICJ) 재판관 자리를 잃은 것을 언급했다. 영국은 1946년 유엔 창설 이래 줄곧 유지해온 이 자리를 인도에 빼앗겼다. 당시 BBC 방송은 “영국에 굴욕적인 패배로 평가될 것”이라면서 “국제사회에서 영국의 좁아진 입지를 상징한다”고 전했다.

소여 전 대표는 브렉시트 이후 보안 서비스에도 영국이 더 많은 자금을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혜미 기자/ha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