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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저임금 후폭풍…대학 청소노동자를 알바로?
일부대학 해고…파트타임 대체
16.4% 최저시급인상 곳곳 마찰


“청소노동자 임금 오르니 파트타임 알바로 쓰겠다?”

연세대 백양로. 정문에서 본관인 언더우드관으로 가는 길 오른편. 청소노동자들이 붙여놓은 벽보가 가로수 사이사이를 채웠다.

최근 학교 측이 청소ㆍ경비 노동자 31명이 정년퇴임한 자리를 아르바이트 노동자로 채우겠다고 밝히자, 거세게 반대하는 학교 청소노조 측이 게시한 벽보다. 청소노조는 학생회관 앞에서 집회를 갖고, 각 건물에서는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의 배치를 저지하고 있다.


4일 노동계에 따르면 최저임금이 16.4% 인상되면서, 노동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서 거센 잡음이 이어지고 있다. 2020년에는 최저시급이 1만원까지 인상될 전망이라, 현재의 노사갈등은 ‘전초전’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가장 첨예한 갈등이 벌어지는 곳은 대학교다. 연세대와 고려대 측이 각각 정년퇴직한 8시간 근무 노동자 31명과 10명의 자리를 3~4시간 근무 파트타임 노동자들로 채우기로 결정했고, 홍익대는 4명의 청소노동자를 해고했다. 이들 학교는 청소 노동자들에게 7780원의 임금을 지급하고 있다.

노동계는 거세게 반발했다. 각 학교에서 집회를 갖고, 학교측의 알바 노동자 투입에 반대하고 있다.

특히 많은 인원의 구조조정이 진행된 연세대에서 논란이 거세다. 학교측은 재정악화 탓에 노동 비용 절감이 꼭 필요하단 입장이지만, 노동계는 왜 재정악화 문제를 학교 청소노동자가 짊어져야 하냐고 말한다.

김문희 연세대 홍보팀장은 “허리띠 졸라매는 심정으로 학교가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는 것”이라며 “최근 대학의 재정 여건이 많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에 최지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연세대 조직차장은 “정말로 돈이 부족해소 학교가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줄이려는 것인지 묻고 싶다”면서 “학교는 수천억의 비용을 유가증권에 투자해 1.6%도 안되는 수익률을 거두고 있다. 학교 경영상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저임금에 따라 급여인상폭이 결정되는 대형마트에서도 올해년도 급여인상을 놓고 갈등이 일고 있다.

이마트는 최근 주 35시간 근무제를 도입했는데, 이마트 민주노조 측은 “35시간 근무제 도입이 결과적으로 노동자들의 임금을 줄이기 위한 꼼수”라는 입장이다. 근무시간이 줄어든 만큼 여기 상응한 인상 감소분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다른 대형마트인 홈플러스는 아직까지도 올해년도 임금단체 협상을 끝마치지 못했다.

정부의 최저시급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저숙련 노동자들을 위한 최저시급 인상이 결과적으로 이들의 일자리를 뺏는 결과를 낳고 있기 때문이다. 2020년 최저시급이 1만원이 될 경우 이런 상황은 확대될 수 밖에 없다. 김성우 기자/zz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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