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마, UAE 등 8개국 제외 제안
23일 경제재정이사회서 확정

유럽연합(EU)이 한국을 ‘조세 비협조국(Tax Non-cooperative jurisdiction) 블랙리스트’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한국은 이르면 이달 하순 ‘조세 비협조국’이란 오명을 벗을 것으로 보인다.

EU 경제재정이사회 산하 ‘행동규범그룹’은 최근 한국, 파나마, 아랍에미리트(UAE), 바베이도스, 그레나다, 마카오, 몽골, 튀니지 등 8개국을 ‘조세 비협조국 블랙리스트’에서 제외할 것을 공식 제안했다고 로이터통신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이 입수한 EU 문건에 따르면 EU는 오는 17일 28개 회원국 대표(대사급)들이 참석한 가운데 행동규범그룹의 제안을 논의한 뒤 23일 열리는 올해 첫 EU 경제재정이사회에 이를 정식 안건으로 올려 확정할 예정이다.

EU는 한국 등 8개국이 조세 규칙 수정을 제안함에 따라 블랙리스트 제외를 추진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EU는 당초 바레인도 조세 비협조국 블랙리스트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최종 건의안에서는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EU는 지난해 12월 5일 한국을 비롯한 17개국을 ‘조세 비협조국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당시 EU는 한국 정부가 외국인투자지역과 경제자유구역에 투자한 외국 기업에 대해 조세 혜택을 주는 것은 국내·외 기업간 또는 거주자와 비거주자 간 차별에 해당하는 유해한(harmful) 제도라면서 한국은 이런 차별적 요소를 개정 또는 폐지하겠다는 약속을 하지 않았다며 한국을 블랙리스트에 포함시켰다.

이후 한국 정부는 EU 측과 수차례 접촉하며 EU가 한국을 조세 비협조국 블랙리스트에 올린 정확한 이유와 블랙리스트에서 빠지기 위한 EU의 요구사항을 파악했다. 아울러 한국 정부의 입장을 설명하며 EU 측에 조속한 시일 내에 한국을 블랙리스트에서 제외할 것을 요청해왔다.

이번에 8개국이 빠질 경우 블랙리스트에는 미국령 사모아, 바레인, 괌 등 9개국만 남게 된다.

8개국은 블랙리스트에서 제외되더라도 당분간은 한 단계 낮은 ‘그레이리스트’에 남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레이리스트는 EU가 지적한 문제점에 대해 개정이나 폐지를 약속한 국가로, 현재 47개국이 올라 있다.

브뤼셀 외교 소식통은 “행동규범그룹이 한국을 조세 비협조국 블랙리스트에서 제외할 것을 EU 경제재정이사회에 건의한 것으로 안다”면서 “아직 확정되지 않았고 계속 논의 중이지만 EU 회원국들이 한국을 블랙리스트에서 빼는 데 대해 우호적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경 기자/pin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