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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또 전자발찌 성범죄자 재범…보호관찰관 증원 목소리
-보호관찰관 1명 당 200여 명 담당…외국 10배
-재범률 4년 간 3배 증가…발찌 훼손ㆍ도주까지

[헤럴드경제=이현정 기자] 전자발찌를 찬 성범죄 전과자가 성폭행을 시도하려고 여성을 무자비하게 폭행한 사건이 알려지면서 이들을 관리하는 보호관찰관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3일 경기도의 한 미용실을 방문한 남성이 염색 도중 미용실 여직원을 구석으로 끌고 가더니 목을 조르고 수 차례 얼굴을 때리는 등 피투성이가 될 때까지 폭행했다. 직원의 애원에도 불구하고 남성은 돌까지 동원하며 폭행을 멈추지 않았다. 이후 직원의 손발을 청테이프로 묶은 채 달아난 남성은 얼마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남성은 성폭행 전과자로 전자발찌를 착용한 보호관찰 대상자였다. 자택에서 약 20㎞ 떨어진 곳까지 찾아가 범행을 저질렀지만 전자발찌 착용자를 관리하는 보호관찰소 측은 이를 인지하지 못했다. 


보호관찰제는 범죄자의 사회복귀를 돕고 재범을 방지하도록 전반적인 생활을 점검하고 지도하기 위해 지난 1989년 7월 처음 도입됐다. 전자발찌 착용자는 법무부의 24시간 감시와 함께 보호관찰관의 관리 하에서 생활하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보호관찰제가 이후 성폭력범, 살인범 등 강력범죄자까지 대상이 확대돼 보호관찰 수요가 급증하면서 보호관찰관 수가 실제 수요에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26일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 2016년 기준 보호관찰관 1400여 명이 27만500여명의 보호관찰 대상자를 감독하고 있다. 보호관찰관 1명당 평균 200명 이상을 담당하고 있는 셈이다. 이는 해외와 큰 차이를 보인다. 선진국의 경우 보호관찰관 1명이 담당하는 사건 수는 평균 20여 건으로 우리나라 10% 수준에 불과하다.

그 사이 전자발찌 착용자의 동종 재범률은 꾸준히 늘고 있다.

전자발찌를 착용하고 동종 범죄를 저지른 사람의 수는 2012년 23명에서 2016년 69명으로 3배 급증했다. 특히 2012년부터 4년간 발생한 전자발찌 착용자의 재범 277건 가운데 97.5%인 270건이 성폭력 사건이었다.

전자발찌 착용자의 철저한 관리를 위해선 무엇보다 보호관찰관 수를 늘려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의견이다.

그러나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를 위해선 지역별로 보호관찰소를 설치해야 하지만 주민들의 반대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경기도 성남의 경우 주민의 반대로 준법지원센터 이전 계획이 3년이 넘도록 지연되고 있다. 이전 계획이 지연되면서 전자발찌 관련 업무는 수원준법지원센터에서 맡고, 보호관찰 및 사회봉사, 조사 등의 업무는 서울동부준법지원센터에서 담당하고 있다. 업무가 두 곳으로 나뉘다 보니 센터 업무의 연계성이 떨어져 업무에 차질을 빚고 있는 실정이다.

김도우 경남대 경찰학과 교수는 “교육과 수강 명령 중심의 업무를 맡던 보호관찰관이 전자발찌 관리까지 맡으면서 업무량이 크게 늘어 증원이 절실하다”며 “국민의 안전을 생각한다면 정부의 적극적인 움직임과 함께 주민들의 열린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re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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