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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탐색]“우린 그 세종병원 아닙니다”…‘다른’ 세종병원들 골머리
-밀양참사 탓 ‘다른 세종병원’ 하루 수십통 문의전화
-재단 등 달라…신뢰도 타격ㆍ이미지 손상 피해도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경남 밀양 세종병원은 우리 병원과 무관한 병원임을 알려드립니다.”

경기도에 위치한 한 ‘세종병원’이 최근 내원 이력이 있는 환자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전송했다. “밀양 세종병원과 같은 병원이냐”는 환자 및 환자 가족들의 문의전화가 폭주했기 때문이다. 이 병원은 이름만 ‘세종’으로 같을 뿐 운영 주체가 다른 별개의 병원이다.

해당 병원 측은 “밀양 세종병원 화재로 인한 피해자분들의 애도와 빠른 쾌유를 기원한다”면서도 “업무를 못할 정도로 문의전화가 온다. 대놓고 호소할 수도 없고 억울한 면이 있다”고 하소연했다.

<사진설명> 광주 세종요양병원이 홈페이지를 통해 띄운 공지. ‘밀양 세종병원’과 무관한 병원임을 언급하고 있는 모습. [광주 세종요양병원 홈페이지 갈무리]

밀양 세종병원 참사로 인해 상당수 다른 세종병원들도 영업에 지장을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거듭 불거지고 있는 의료재단들 사고에서 전혀 관계없는 병원들도 영향을 받는 경우가 생기고 있다. 다른 업태보다 고객의 ‘신뢰도’에 더 큰 영향을 받는 업종이 의료업이라, 윤리적인 문제가 생겼을 때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병원들도 크게 애를 먹는다.

31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세종’을 상호로 사용하고 있는 병ㆍ의원은 전국 총 90개에 달한다.

광주 동구에 소재한 세종요양병원, 혜원의료재단이 운영하고 있는 심장전문병원인 경기도 부천 세종병원과 인천 계양구의 메디플렉스 세종병원 등 큼지막한 규모의 병원도 여기 포함돼 있다.

이번에 문제가 된 곳은 밀양 세종병원 단 한 곳이다. 이 병원은 효성 의료재단이 운영하는 곳이다. 다른 병원들과는 운영주체가 엄연히 다르다. 그럼에도 ‘같은병원’이냐는 문의가 빗발치고 있는 상황이다.

메디플렉스 세종병원 한 관계자는 “같은 병원이냐고 묻는 전화가 하루에도 수십통씩 오고 있다”면서 “사전에 미리 공지하는 게 좋은 것 같아서, 원내에 ‘같은 재단이 아니다’는 공지를 선제적으로 진행했다”라고 말했다. 광주 세종요양병원 관계자도 “병원 홈페이지에 ‘관련없는 병원이다’라는 팝업창을 띄워놨다”면서 “내원 환자와 보호자들에게도 하나하나 문자를 남기고 있다”라고 했다.

최근 ‘간호사 갑질’ 문제가 불거진 성심병원도 마찬가지였다. 문제가 생겼던 한림대학교 성심병원 외 다른 병원들이 이미지 훼손으로 고초를 겪었다. 현재 전국에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집계 기준 150여개의 크고 작은 성심 병ㆍ의원들이 성업하고 있다.

한 성심병원 관계자는 “우리 병원은 갑질을 안한다고 할 수도 없고, 빗발치는 문의에 상담 창구를 일원화시켜 해당 내용을 담당하는 직원도 따로 있었다”고 털어놨다.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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