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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의 대화(김연철 지음, 창비)=해방직후 부터 평창동계올림픽까지 70년간 ’가다 서다‘를 반복해온 남북 대화의 흐름을 새롭게 짚었다.문재인 정부의 국가안보실 자문위원을 맡고 있는 저자는 이승만 부터 박근혜 정부까지 지난 정부의 대북정책과 남북관계를 시대별로 조망한다. 이승만 정부의 대북정책은 전쟁의 연장선상으로, 박정희 정부는 빈번한 군사충돌 속에서도 대화를 시작하고 성과도 적지않았음을 평가했다. 전두환 정부는 북한의 남침가능성을 과장해 국내정치용으로 활용했지만 서울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해 이산가족 상봉과 경제회담으로 다시 물꼬를 만들었다. 노태우 정부 역시 한반도비핵화선언, 남북기본합의서 등 성과가 있었다. 반면, 김영삼 정부의 대북정책은 공백의 5년으로 아무 전략도 원칙도 없었다고 비판했다, 최근 이명박·박근혜 정부는 냉전이라는 ’오래된 과거‘로 후퇴했다는 평가다. 저자는 역대 정부의 대북정책을 통해 협상론과 제재론의 효과를 비교, 제재 일변도의 실효성을 비판하기도 한다. 남북 관계를 ’거울 앞에 선 두 사람‘에 비유, 상호성을 강조한 저자는 신뢰를 만들어 가는 과정과 인내심을 통해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데려오는 게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신성한 모독자(유대칠 지음, 추수밭)=중세 철학자 에리우게나는 합리적인 이성의 소유자로 9세기 최고의 학자의 자리에까지 오른 인물이다. 그는 이단을 처리해달라는 교회의 부탁에 또 다른 이단아가 돼버렸다. 그는 신은 사랑이 넘치는 신이어서 누구나 천국에 가고 구원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공간적으로 존재하는 지옥은 인정하지 않았다. 중세철학자 유대칠은 중세에서 근대초기에 이르는 천 년 동안 지중해 연안에서 이뤄진 이단의 역사적 인물 13명을 통해 철학과 신학의 주요 주제들을 연결하고 성찰해나간다. 에리우게나를 통해선 참된 종교와 참된 철학은 한 뿌리임을 보여주고, 비대한 종교 권력의 축소를 주장한 오컴의 윌리엄을 통해선 개개인의 목소리가 녹아있는 교회 내 민주주의의 필요성을 제기한다. 이들은 시대의 이단아였지만 후에 대부분 선구자로 칭송받는다. 책이 아닌 관찰과 실험에 근거한 외과 의학을 주장했던 파라켈수스, 원자론에 입각한 지동설을 주장한 갈릴레오 역시이단아였다. 저자는 성공한 이단아는 다가올 미래를 보여주는 선구자라고 말한다. 이성의 힘, 빛에 비춰 누구나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당연‘을 의심하고 고민한 사람들이라는데 목소리의 힘이 실려 있다.

요리가 즐거워지는 쿠킹 클래스(캐슬린 플린 지음, 최경남 옮김, 현암사)=나홀로족과 맞벌이 가구가 증가하면서 편의점 도시락이나 배달음식, 반조리음식 등에 의존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런 일은 비단 우리만의 얘기는 아니다. 셰프 캐슬린 플린은 우연히 마트 통로에 놓인 카트안에 가득 들어있는 즉석 식품에 아연 실색, 진짜 음식을 일러주는 쿠킹클래스를 연다. 참가자들은 저마다 다른 문제점으로 요리를 무서워한다. 61세의 심리학자는 기본기는 있지만 망칠 것이란 두려움을 갖고 있고, 20대의 여성은 패스트푸드와 청량음료에 중독돼 요리에 쓰는 시간을 아까워한다. 일본계 미국인 조디는 엄마와 같은 삶을 강요받기 싫어 의식적으로 요리를 피한다. 이 책은 저자와 세프 친구들, 그리고 10명의 요리 초보자들이 클래스에 참가하면서 요리와 식재료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을 바꾸고 먹는 사람과 만드는 사람 모두 행복한 요리를 만들어가기까지 좌충우돌 얘기를 담고 있다. 상세한 플린의 요리 수업일기는 요리교실에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다. ‘로스트한 닭에 가미를 해주는 열가지 방법’ 등 플린의 레시피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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