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국가보훈처 “박승춘 지시로 3.15기념관에 박근혜 홍보패널 무단 설치”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국가보훈처가 “박승춘 전 국가보훈처장 지시로 3.15 기념관에 박근혜 정부 홍보 패널이 무단 설치됐다”고 7일 밝혔다.

국립 3.15 민주묘지와 3.15 기념관은 경남 창원에 소재한다. 이승만 정권 당시 3.15 부정선거에 항거하다 희생된 영령들을 기리기 위해 조성됐다.

그런데 국가보훈처가 관리하는 국립 민주묘지 3곳 가운데 3.15민주묘지 기념관 한 곳에만 박정희 및 박근혜 정부 기념물이 전시돼 지난 1월 지역 시민단체들로부터 뭇매를 맞았다.

박승춘 전 국가보훈처장 지시로 게시된 박정희 정부 홍보패널

지역 시민단체들은 이런 전시물이 설치된 배경에 대한 진상 규명, 관련자 처벌, 공식 사과 등을 보훈처에 요구했다.

이에 보훈처는 자체 조사를 실시해 이날 박승춘 전 보훈처장 지시로 일어난 일로 결론 내리고, 조사 결과를 알렸다.

보훈처는 “당시 박승춘 전 국가보훈처장이 ‘민주묘지 기념관에 전직 대통령 및 군경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심어줄 수 있는 전시물을 삭제하고 민주화 이후의 우리나라 산업발전상을 홍보하는 내용의 전시물을 설치하라’고 지시했다”며 “그 지시에 따라 관련 단체와 협의 없이 전시물 교체가 무단으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보훈처는 “전시물은 관련 단체와의 협의를 통해 결정됐는데 박승춘 전 처장의 일방적 지시로 교체한 것은 관련 단체의 권리 행사를 방해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향후 법률 검토를 거쳐 직권 남용 혐의로 박승춘 전 처장을 처벌할 수 있는 지 살펴보겠다”고 덧붙였다.

보훈처는 “교체된 전시물에 대해서는 기념관 설립 취지와 부합하지 않음을 인정하고, 비록 과거 정부에서 일어난 사건이나 현재의 국가보훈처도 그 책임을 통감하여 유감을 표명하며 향후 기념관을 설립 취지에 맞게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보훈처는 지난해 8월 4일 문제가 된 전시물을 기념관 설립 당시 전시물로 복원 완료했다.

3.15 기념관에 박정희, 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 기념물이 설치됐다 철거된 사건은 지난 2015년 3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기념관을 증개축해 재개관한 직후 어린이체험관 입구 벽에 박근혜 당시 대통령이 지난 2013년 5월 5일 청와대에서 열린 어린이날 행사에서 어린이들과 함께 찍은 가로 243cm, 세로 183cm 사진을 걸었다.

또 기념관 내부 3.15 의거 이후의 민주화운동을 전시하는 공간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업적을 홍보하는 동영상 시설이 설치됐다.

이후 이를 알게 된 지역 시민단체들이 기념관 설립 목적에 반하는 설치물을 철거하라며 수 차례 항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박 전 대통령 탄핵안 국회 통과 이후인 지난 2016년 12월 14일에는 김영만 박근혜 퇴진 경남운동본부 상임의장이 경남본부 회원들과 함께 사진 철거를 요구하던 중 박 전 대통령 사진에 케첩을 뿌리고 날계란 1개를 던지는 일까지 벌어졌다.

사진과 영상물은 결국 박 전 대통령 파면이 결정된 지난해 3월 11일 다음날 철거됐다. 공용물건손상과 건조물침입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 의장은 지난해 11월 대법원으로부터 200만원의 벌금형이 확정됐다.

sooha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
          연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