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한 권한ㆍ재량 잘 안다”
2일 취임식...소비자도 강조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감독당국으로서의 영(令)이 서야할 금융시장에서조차, 권위가 바닥에 떨어졌다”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2일 제12대 원장으로 취임하면서 내놓은 일성이다. 금융개혁, 채용비리, 최흥식 전 원장의 중도 사퇴로 소용돌이에 빠진 금감원과 금융권을 구원해야하는 막중한 임무를 명확히 인식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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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원장은 취임식에서 최근 일련의 사태를 고심한 듯 “(귄위가 떨어진) 이런 상황에서는 금융개혁을 열망하는 국민들의 기대치를 만족시키기란 요원한 일일 수밖에 없다”며 “일관성과 예측가능성을 통해 신뢰를 확보함으로써, 감독당국의 권위와 위상을 확립하겠다”고 공언했다. 또 “감독당국으로서 우리의 권위는 칼을 휘두르며 위엄만 내세우는 것이 아니라, 시장으로부터, 그리고 국민들로부터 신뢰받을 때 자연스럽게 뒤따라온다는 점을 함께 인식해달라”고 주문했다.
특히 그는 “이는 외부자가 아니라 식구가 되겠다는 의지를 여러분앞에 보여주고 싶어서 금감원 배지를 달았다”면서 “저의 맘처럼 저를 외부자가 아니고 식구로서 함께 일할 수 있는 동료로 생각해주길 진심으로 바라고 벗이자 방패막이자 조력자로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우리(금감원)에게 주어진 권한이 상당하고, 법률이 규정하지 못하는 경우에 발휘할 수 있는 재량의 범위도 꽤 넓은 편”이라며 “감독업무를 수행할 때에는 일관된 일처리가 필수적이다. 그래야만 금융회사와 금융소비자가 감독업무에 대한 예측가능성을 높일 수 있고, 금융감독원을 신뢰할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금융감독에 있어서의 조화와 균형도 강조했다.
김기식 원장은 “금융회사와 금융소비자 간에, 건전성감독과 금융소비자보호 간에 조화와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감독기구의 위상을 온전히 유지할 수 있는 길”이라면서 “금융회사와 금융소비자 간에, 건전성감독과 금융소비자보호 간에, 어느 한쪽으로 치우침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금융감독원이 ‘금융회사’와 ‘금융회사의 건전성 유지’를 우위에 둔 채, ‘금융소비자 보호’에는 상대적으로 소극적이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면서 “금융회사의 불건전한 영업행위로 인한 금융소비자의 피해 사례가 빈발하고, 가계부채문제에 대해 일각에서는 ‘약탈적 대출’이라는 주장까지 제기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정책과 감독기관의 역할을 명확히 구분짓고 “금융감독의 원칙이 정치적, 정책적 고려에 의해 왜곡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금감원의 정체성을 명확히 하고 국민이 금융감독원에 부여해 주신 권한을 금융감독원 본연의 역할을 수행하는 데만 사용하겠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금감원은 금융시장과 금융산업을 감독하는 기관으로 지향점을 분명히 하고, 올곧게 나아가야 한다”면서 “이를 통해 금융시스템의 안정과 금융소비자 보호라는 금융감독원의 양대 책무를 효과적으로 이뤄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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