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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방배초 인질극] “졸업증명서 떼러왔다” 20대男 한마디에 뻥 뚫린 학교 보안
-외부인 출입시 필요한 신분증 제출절차 누락돼
-학교, 재학생 심리 치료 예정…범행 동기는 ‘아직’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서울 시내 초등학교에서 초등학생을 붙잡아 인질극을 벌인 남성이 경찰의 진압으로 검거됐다. 인질로 붙잡혔던 학생은 별다른 부상 없이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 과정에서 신분을 제대로 증명하지도 않은 외부인이 쉽게 보안을 뚫고 학교 교무실까지 출입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학교 보안의 허술함이 드러났다.

2일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후 11시 33분께 서울 서초구 방배동의 한 초등학교에서 괴한 Y(25)씨가 이 학교 교무실로 난입해 안에 있던 초등학교 4학년 여학생을 붙잡는 인질극이 벌어졌다. Y씨는 여학생 목에 과도를 갖다대며 주변에 “기자를 불러달라”고 요구하는 등 소란을 피우며 대치한 혐의(형법상 인질강요)를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Y씨는 학교 측 신고를 받고 11시 50분경 출동한 경찰에 의해 12시 43분경 진압됐다. 피해 학생은 별다른 부상을 입지 않았지만 정신적 충격 등을 고려해 병원으로 후송됐다.

경찰에 따르면 검거 당시 Y씨는 출동한 경찰관과 지속적으로 대화하던 중이었다. Y씨가 경찰에 요구한 물을 받아 중 간질증세를 보이자 경찰이 제압에 나서면서 검거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간질증상을 보인 Y씨를 피해자와 다른 병원으로 후송한 상태다.

학교 측은 외부인인 Y씨가 학교에 출입해 건물 안까지 들어갈 수 있었던 이유가 보안관의 허술한 검사 때문이라고 인정했다. 졸업증명서를 빌미로 행정실 옆에 있는 교무실까지 쉽게 들어왔다는 설명이다. 서울 방배초등학교 신미애 교장은 “보안관이 Y씨를 졸업증명서를 떼러온 졸업생으로 인식해 따로 기록서를 작성하거나 신분증을 받지 않았다”며 “(범인이) 젊고 그래서 놓친 듯하다”고 말했다.

학교 측에 따르면 외부인 출입시 신분증 제출은 필수다. 보안관은 이같은 보안 구멍에 대해 ‘실수’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신 교장은 “(정문 보안을 허술하게 한) 해당 보안관에 대해서는 후속조치를 하겠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방식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신 교장은 후속 조치에 대해선 ”향후 출입을 강화해 후문을 폐쇄하고 정문만 개방할 예정”이라며 “당분간 일과 중 누구도 출입하지 못하게 하고 보안관에서 업무가 이뤄지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학교 측은 인질극으로 심리적 충격을 입었을 학생들의 심리 치료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대치 당시 여교사, 실무사와 함께 교무실에 있었던 5명의 학생 목격자에 대해서는 내일부터 심리치료를 할 계획이며, 심리적 충격을 입었을 전교생을 대상으로 한 심리치료 역시 본청과 논의 중이라는 입장이다.

한편 Y씨는 인질로 잡힌 학생에 미안하다고 말하며 목에서 칼을 멀리 치워주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억울한 일이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진 Y씨가 구체적으로 어떤 이유 때문에 이같은 인질극을 벌인 것이지는 아직까지 알려지지 않았다.

경찰은 현재 Y씨의 신병을 확보해 현재 자세한 사건 경위를 파악 중이다. 경찰은 Y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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