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위원장, 中대사관 직접 방문
習주석 “北과 협조 수습에 전력”

북한에서 발생한 대형 교통사고로 중국인 32명과 북한 주민 4명이 숨지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약속이라도 한 듯 직접 수습에 나서고 있다.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이라는 든든한 우군이 필요한 북한과 ‘차이나 패싱’을 우려한 중국의 셈법이 맞아떨어지면서 북중관계를 과시하는 모양새로 풀이되고 있다.

24일 중국 외교부와 조선중앙통신 등에 따르면 김정은 위원장은 이번 교통사고가 발생하자 23일 오전 6시 30분 평양 주재 중국대사관을 방문해 위로의 뜻을 전했다. 김 위원장은 같은날 저녁엔 중국인 부상자들이 입원한 병원까지 직접 찾았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시진핑 주석과 중국 당, 정부, 피해자 유가족에게 애도를 표하고 후속 조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교통사고가 22일 저녁에 발생했는데 불과 몇 시간 만에 김 위원장이 주중 북한 대사관을 찾은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동지께서는 뜻하지 않은 교통사고로 우리나라에 온 중국 관광객들 속에서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한 것과 관련하여 4월 23일 새벽 6시 30분 우리나라 주재 중국대사관을 방문하시고 심심한 위문의 뜻을 표시하시었다”고 밝혔다. 김정은 위원장이 중국대사관을 직접 방문했다고 북한의 공식 매체가 보도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시진핑 주석도 23일 직접 나서 북한과 협조해 이번 교통사고 수습에 전력을 다하라고 지시했다. 리진쥔(李進軍) 주북 중국대사는 “김 위원장이 대사관과 병원을 찾아준 데 감사하며 북한 당과 국가 지도자 및 유관 부서 책임자가 사고 현장과 병원에서 구호 및 사고처리를 지휘하는 것은 북한이 이를 고도로 중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국은 북측과 긴밀한 소통과 조율을 통해 사후 처리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문재연 기자/munja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