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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드루킹 재판‘ 15분 만에 끝?…‘매크로’ 대체 뭐기에
[헤럴드경제=이슈섹션] 댓글조작 혐의로 기소된 드루킹 김동원의 첫 재판은 재판시작 15분 만에 끝났다. 세간의 뜨거운 관심으로 치열한 법정공방이 예고됐던 이번 재판은 검찰의 준비부족으로 싱겁게 끝난 것이다. 재판장의 물음에 제대로 답변을 못한 검사. ‘드루킹 사건’의 핵심인 댓글 프로그램 ‘매크로’에 대해 궁금증이 커지면서 3일 오전 주요 포털 실검 키워드로 노출되고 있다.

매크로(macro)는 컴퓨터에서 반복 작업을 자동화하는 프로그램을 뜻한다. 주로 자주 사용하는 명령어를 키 하나에 묶어 단순 반복 작업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폭넓게 쓰인다. 이런 매크로는 수년 전부터 여론 조작에 악용되고 있다. 한 번에 수십 명의 아이디로 접속해 미리 지정해 놓은 인터넷 기사 창을 열고 댓글을 달아 순식간에 ‘많이 본 기사’ ‘인기 기사’로 만드는 것이다. 

댓글 조작 혐의로 기소된 드루킹 김동원이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매크로 프로그램.[사진=연합뉴스]

드루킹 김동원은 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2단독(김대규 판사) 심리 첫 공판에서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면서 “일일이 손으로 클릭하는 것이 귀찮아서 매크로를 돌린 것뿐”이라고 주장했다.

매크로 프로그램은 1990년대 PC 온라인 게임이 큰 인기를 끌면서 등장했다. 사람이 해야 하는 반복 작업을 컴퓨터가 대신 해줘 작업 효율을 높여주는 덕분에 온라인 게임 등에 악용됐다. 예를 들어 게임에서 게이머가 자리를 비울 때 매크로를 걸어놓으면 게임 캐릭터가 스스로 돌아다니며 괴물을 사냥한다. 사냥이 자동으로 이뤄지면 캐릭터를 성장시키기 수월해져 게이머들 사이에서 쓰였다.

또한 매크로는 대학교 수강 신청, 명절 기차표 예매나 가수 콘서트 예매 등 동시에 접속자가 많이 몰리는 곳에서 사용돼 왔다. 빠르고 정확도도 높아 촌각을 다투는 곳에서 손으로 일일이 클릭해야 하는 불편을 덜 수 있어서였다.

매크로 프로그램은 인터넷상에서 아무나 쉽게 내려받을 수 있다. 공개 프로그램으로 프로그래밍에 대한 기본적 이해만 있으면 누구나 만들 수 있다. 다만 드루킹 일당이 사용한 매크로는 고가(高價)의 프로그램으로 추정된다. 네이버의 보안망을 우회하는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드루킹이 여론 조작에 이용한 매크로 프로그램과 수법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으로 확인된 것은 없다. 다만 포털 사이트에서 매크로를 막기 위해 만든 다양한 보안정책을 뚫었다는 점에선 매크로의 기술이 진화한 것으로 추정된다.

드루킹 사건으로 댓글 시스템의 취약성이 드러난 네이버는 댓글 개편 방안을 발표했다.

뉴스서비스 댓글 시스템 일부를 재정비한 이번 개편안은 24시간 동안 하나의 계정으로 클릭할 수 있는 ‘공감·비공감’ 수를 50개, 나의 계정으로 동일한 기사에 작성할 수 있는 댓글 수는 3개로 각각 제한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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