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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블룸버그, “김정은, ‘대가의 솜씨’로 트럼프와 게임”
트럼프 저서 ‘거래의 기술’ 이미 마스터
자신의 강점은 극대화하고 상대 약점은 활용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이익
회담 실패시 한반도 전쟁 위기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앞으로 한달 전후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북미정상회담을 두고 김정은 북한 국무 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만큼이나 고도의 협상기술을 구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부동산재벌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987년 발간한 저서 ‘거래의 기술’(The Art of the Deal)에서 제시한 협상 전략을 김 위원장이 이미 능수능란하게 발휘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블룸버그 통신은 3일 ‘김정은은 대가의 솜씨로 트럼프와 게임하고 있다”(Kim Jong Un Is Masterfully Playing Trump’s Game)는 제하의 기사에서 이같이 전했다. 

[사진=연합뉴스]

블룸버그는 “도널드 트럼프는 그의 경력에서 가장 결정적인 협상의 테이블에 곧 앉게 된다”며 “예정대로라면 그는 1950년 한국전쟁 이래 북한 지도자를 만나는 첫 미국 대통령이 될 것”고 했다. 이어 “트럼프는 ‘거래의 기술’이라는 책을 썼지만 이번에는 부동산 계약이 아닌 핵전쟁과 평화를 두고 협상하게 된다”며 “지금까지 보건대 그의 스파링 파트너인 김정은은 이미 ‘거래의 기술’을 마스터했다”고 했다. “실제로 (김 위원장 초청으로) 북한을 자주 방문했던 (NBA 농구스타) 데니스 로드먼은 2017년 김 위원장에게 생일선물로 책 ‘거래의 기술’을 선물했다고 인터넷매체 TMZ에 밝혔다”고도 덧붙였다.

블룸버그는 트럼프가 30여년전 저서에서 제시한 11가지 거래의 기술 중 이미 절반 정도는 김정은이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그중첫 손에 꼽은 것은 ‘크게 생각하라’(Think Big)다. 블룸버그는 그 이유로 “북의 핵ㆍ미사일 실험을 두고 북미간 반복ㆍ고조되는 위협과 반격을 완화하고자 먼저 만남을 제안한 것은 김정은이었다”고 했다. 이어 “신임 국가안보보좌관인 존 볼턴이 지난 4월 29일 CBS 방송에서 인정했듯이, 김정은이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북한의 비핵화 문제를 협상 테이블에 실제로 올려놓을 줄 누가 알았겠는가”라고 했다.

김정은이 최소한의 비용만으로도 큰 효과를 얻고 있다고도 했다. 블룸버그는 “비핵화에 관한 김정은의 발언은 새로운 것이 아니고 북한의 요동치는 대미 정책을 봐왔던 전문가들은 회의적”이라고 했다. 이어 “김정은의 진정한 목표는 한미일 동맹을 약화시키고 북한을 압박하는 경제 제재를 완화시키며 (북한에) 덜 공격적인 미국 정부가 들어설 때까지 핵협상 시간을 버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결론은 “김정은은 더이상 필요없는 핵실험 중단을 선언하는 등 최소한을 양보하면서 대화의 분위기를 바꾸어냈다”는 것이다. 일본 국제문제연구소의 방문 교수인 조너선 버크셔 밀러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김정은은 한미동맹 사이의 틈을 비집고 들어서 지금까지 일을 대가의 솜씨로 해냈다”고 했다.

대외 이미지전략에서도 김정은은 유리한 입지를 차지했다는 분석도 있었다. 블룸버그는 “미국 대통령과의 일대일 만남은 북한의 오랜 목표였다”며 “북미정상회담 그 자체는 김정은에겐 ‘혁명적인 홍보(방식)’”이라고 했다. 이어 “TV의 이미지는 핵보유국의 작은 악당 독재자가 자유세계의 지도자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걷는 장면을 보여주게 될 것”이라며 “그것만으로도 이미 김정은에겐 외교와 내치에 있어서 중요한 정치적 승리”라고 했다.

이 밖에도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으로선 전무후무하게 북한의 인권문제나 미국 외교정책그룹의 경고를 무시할 지도자라는 점을 김정은 위원장이 매우 잘 알고 있는 듯 보인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트럼프가 저서에서 말한 ‘거래의 기술’ 중 “당신의 시장에 대해 파악하라”는 조언을 따르고 있다는 얘기다. 이 밖에도 자신이 가진 강점과 상대의 약점을 활용해야 한다는 “지렛대를 이용하라”는 조언도 김정은이 충분히 구사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봤다. “언론을 이용하라”는 거래의 기술은 김정은에게 조언이 필요없을 정도라는 얘기도 곁들였다.

그러나 ‘거래의 기술’ 중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모두 이번 북미정상회담에서 따르지 않을 딱 한가지 지침도 있다. “최악의 경우를 대비해 차선책을 극대화하라”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두 사람은 얼마전까지만 해도 서로를 ‘꼬마 로켓맨’, ‘미치광이 늙다리’라고 비난했던 사이다. 회담에서 강대강 충돌을 하게 된다면 한반도는 언제 정상회담이 있었느냐는 듯 전쟁의 위기에 한발 더 가까이 갈 것”이라고 했다.

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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