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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벨문학상 70년만에 연기 위기…한림원 女위원 남편 성폭력ㆍ재정지원 파문
올해 보류, 내년에 2명 수상 유력
사진작가 아르노, 아내 명망 이용 20년간 18명에 성폭력


[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노벨문학상 수상자를 선정하는 스웨덴 한림원이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여파에 휩싸이면서 올해 수상이 무산될 것으로 보인다. 1901년 노벨문학상 제정 이후 시상식이 취소된 경우는 2차대전 이후 70년 만에 처음이다.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한림원 행정책임자인 루이즈 헤드베르그는 최근 스웨덴 라디오 방송에 출연, 올해 문학상 수상자 선정 여부를 4일(현지시간) 발표한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은 없고 발표문만 배부될 예정이다. 

사진=사진작가 장클로드 아르노[출처=트위터]

앞서 페르 바스트베르그 한림원 종신위원은 “올해 수상자 선정이 보류되면 내년 10월에 수상자를 2명 발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른 노벨상 수상자들은 다른 기관에 의해 결정되는 만큼 문학상 수상자 보류와는 관계가 없다.

노벨문학상 수상자 공백 사태를 일으킨 장본인은 프랑스계 사진작가 장클로드 아르노에 대한 미투 파문 때문이다. 지난해 11월부터 최근까지 그의 성폭력을 고발하고 나선 여성은 모두 18명에 이른다. 아르노는 유럽의 유명 시인이자 한림원 종신위원인 카타리나 프로스텐손의 남편이다. 아내의 명성을 이용해 문화계 여성들에게 20년 넘게 성폭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웨덴 한림원 건물[출처=EPA 연합뉴스]

이들 부부는 한림원의 재정 지원을 받아 스톡홀름에 문화센터도 운영했다. 논란이 불거진 뒤 프로스텐손은 노벨상 수상자 명단을 사전에 유출한 혐의까지 받았다.

그럼에도 프로스텐손이 사임하지 않자 다른 종신위원 3명이 물러나면서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이후 미온적 대처로 비난을 받은 사라 다니우스 한림원 사무총장도 물러났고 결국 프로스텐손도 자리를 내놓았다.

노벨문학상 수상자는 통상 매년 10월 한림원 종신위원들 투표로 결정한다. 종신위원은 모두 18명이지만 현재 10명만 남았다. 지난해 11월 미투 파문 이후 7명이 사퇴했고, 1명은 1989년 ‘악마의 시’ 작가 살만 루슈디를 처형하라는 파트와(이슬람 율법에 따른 칙명)와 관련해 한림원이 규탄 성명을 거부한 후 활동하지 않고 있다. 종신위원을 새로 받아들이려면 최소 12명이 투표에 참여해야 한다.

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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