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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리즘]정말 그런가?

  • 기사입력 2018-05-15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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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메말랐다면 엄중함을 포착하지 못할 장면이 있다. 잽을 자주 맞아 웬만한 위력(威力)에 둔감해졌어도 심각성을 모를 수 있다.

“고통스럽게 몸부림치는 아내의 입술에 장인은 탕수육을 짓이겼다. 처형이 달려들어 장인의 허리를 안았으나, 아내의 입이 벌어진 순간 장인은 탕수육을 쑤셔 넣었다. 처남이 그 서슬에 팔의 힘을 빼자, 으르렁거리며 아내가 탕수육을 뱉어냈다.”

작가 한강이 ‘채식주의자’에서 보여준 필치는 숨이 막힌다. 그럴 수도 있다고 넘기기엔 선을 넘은 강요다. 주변인의 눈엔 밑도 끝도 없이 채식주의자가 된 아내 영혜를 둘러싼 완력(腕力) 행사의 대목이다. 작가는 선택의 자유를 매몰하고, 폭력을 정당화한 측을 날카롭게 참수한다. 가족의 해체라는 극단적이지만, 예측 가능한 방법이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도 뾰족했다. 영혜를 거론했다. 정부 출범 1년을 맞아 한국경제를 평가하는 자리에서다. 영혜에게 가족이 억지로 고기를 먹이는 장면을 얘기했다. 그러곤 우리 사회가 게임의 룰을 정하고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도 따르라고 강요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진보ㆍ보수 진영과 프레임에 갇혀 기싸움을 하는 통에 경제ㆍ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힘들었다는 토로다.

그의 진단은 적확했지만 중의적(重義的)이다. 굳이 진영을 따질 필요없이 모두를 겨누고 있다. 발목을 잡고 있는 쪽은 어디이며, 억지로 고기를 먹이려는 세력은 누구인가를 곱씹어 따져 봐야 한다. 경제사령탑인 부총리가 1년의 경제정책 점수를 ‘미완성(Incomplete)’으로 매긴 건 그가 겸양을 알고 합리적이란 점을 보여준다. 그런 면에서 경제만큼은 이념ㆍ진영논리를 떠나면 좋겠다고 밝힌 건 충언이다.

동시에 외로운 포효(咆哮)다. 정부 요직에 있는 이들이 순번을 정한 듯 특정 기업을 옥죄는 모습에선 법에 뿌리를 둔 시장경제 작동 원리를 찾기 힘들어서다.

하늘이 점지한 것만 같은 북한발(發) 화해무드만 걷어내면 내세울 게 마땅치 않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불쾌한 기시감도 어른거린다. 댓글조작 의혹, 특검, 대선불복 분위기에다 성과가 모호할지 모를 소득주도 성장까지….

간판을 바꿔 달면 어떤 정부에 살고 있는지 구분하기 힘들 수 있다는 지적에 눈에 쌍심지를 켜고 반박만 하려 해선 얻을 게 없다. 그러지 않아도 삶은 상대를 불용(不容)하는 구조적 아노미에 빠져 있다.

애정과 냉정은 반비례다. 사랑하면 객관적일 수 없다. 그러나 이 정부마저 삐끗하면 나락으로 떨어질 것 같기에 해로(偕老)까진 아니라도 남은 4년 동거하려면 눈 부릅뜨고 현실을 봐야한다.

어수선한 마음이 인도한 발 끝에서 몇 문장을 만났다. 정답은 아닐지언정 갖가지 의문을 풀 수 있는 자세를 가다듬게 한다.

“우리는 모두 사람이다. 그리고 날마다 잘못 아는 게 참 많다. 자신의 눈과 귀를 너무 믿어서는 안 된다. 네가 알고 있는 것이 정말 그런가? 너에게 던져진 물음이다. 깨어 있으라는 종소리다.”(틱낫한의 ‘너는 이미 기적이다’)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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